청사에 '쑥뜸방' 차린 오태원 전 부산 북구청장, 경찰 수사 받는다

청사에 '쑥뜸방' 차린 오태원 전 부산 북구청장, 경찰 수사 받는다

청사 내 문서고에 쑥뜸방 조성해 사적 사용
공공 예산 투입도…부산시 감사위, 경찰 수사 의뢰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직권남용 소지 있어"

오태원 전 부산 북구청장이 임기 중 구청사 내부에 차린 쑥뜸 시술방. 국제신문 제공 오태원 전 부산 북구청장이 임기 중 구청사 내부에 차린 쑥뜸 시술방. 국제신문 제공 부산시 감사위원회가 청사 내에 '쑥뜸방'을 만들어 사적으로 이용한 오태원 전 부산 북구청장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관련기사 05.29 CBS노컷뉴스 = [단독]"1원도 안 들였다"더니…부산 북구청 '쑥뜸방'에 구비 투입 확인]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11일 오태원 전 북구청장의 공공청사 내 쑥뜸방 설치·이용과 관련한 주민감사청구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시 감사 결과, 오 전 청장은 취임 직후인 2022년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3년 6개월 간 북구청 내 15㎡ 규모의 본관 2층 문서고를 개인 건강 관리를 위한 쑥뜸 시설로 무단 개조해 사용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오 전 청장은 해당 공간에 쑥뜸 침대와 쑥뜸 기구, 좌훈기 등 시술 물품을 비치한 후 열쇠를 직접 관리하며 해당 공간을 사실상 독점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쑥뜸 시술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량의 연기를 배출하기 위해 청사 유지관리 부서에 지시해 대형 환기시설을 설치했고, 이 과정에서 공공운영비 97만 9천원이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내부 결재와 계약 체결을 거친 뒤 공사에 착수해야 하지만, 공사가 끝난 뒤 실제 시공 내용과 다른 '소통담당관 문서고 정비' 명목으로 사후 결재가 이뤄진 사실도 드러났다.
 
감사 과정에서는 쑥뜸방 바닥 곳곳에서 쑥뜸 불로 인한 그을음 흔적도 다수 발견됐다. 감사위는 화재 위험이 있는 공간임에도 소방점검 대상에서 누락되는 등 화기 관리와 화재 예방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오 전 청장이 근무시간에 쑥뜸방을 이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해 사실관계를 확정짓지 못했다. 일부 직원들이 오후 시간대 복도에서 쑥뜸 향이 났다고 진술했지만, 감사위는 이같은 정황만으로 근무시간에 이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감사위는 해당 시설을 3년 6개월간 무단으로 점유한 오 전 청장에게 변상금 465만 9천원과 원상복구 비용 등을 부과해 징수할 것을 북구에 요구했다. 공유재산 관리와 소방 점검 등을 소홀히 한 북구에는 기관 주의와 관련자 훈계 처분을 각각 요구했다.
 
감사위는 이와 별도로 오 전 청장이 공공청사 내에 쑥뜸방을 사적으로 조성해 이용한 행위가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시설 설치 과정에서도 직무 권한을 남용해 부당한 지시·요구를 한 행위는 직권남용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보고 오 전 청장에 대한 수사를 경찰에 의뢰하도록 북구청에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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