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신분 선거운동은 유죄
이갑준 전 부산 사하구청장. 연합뉴스2024년 22대 총선을 앞두고 구청장 신분으로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부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갑준 전 부산 사하구청장에게 벌금 500만 원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3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구청장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이 전 구청장이 공무원 신분으로 선거운동을 한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사하구청장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이 전 구청장은 22대 총선을 앞두고 부산 사하구의 지원을 받는 단체 관계자 등에게 전화를 걸어 당시 국민의힘 이성권 예비후보를 도와달라는 취지로 말하는 등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2024년 10월 불구속 기소됐다.
공직선거법은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는 공무원의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으며, 직무상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 역시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1심 재판부는 이 전 구청장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선거의 공정성과 소속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위치에 있으면서도 같은 당 소속 국회의원 후보를 위한 선거운동을 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구청장 지위 이용'은 인정 안 돼
그러나 올해 6월 열린 항소심에서는 1심 판결이 파기되고 벌금 500만 원으로 감형됐다.
2심 재판부는 이 전 구청장이 공무원 신분으로 선거운동을 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구청장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했다고 보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이 전 구청장이 선거운동을 부탁한 상대를 평소 동향 후배로 인식해왔다는 점 등을 들어, 구청장 지위를 활용했다기보다 개인적인 친분을 바탕으로 한 부탁의 성격이 강하다고 봤다.
공직선거법상 선출직 공무원이 자신의 선거와 관련해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다른 사람의 선거와 관련한 선거법 위반으로 같은 형이 확정될 경우에는 당선무효가 아닌 직위 상실 사유가 된다.
다만 이 전 구청장은 올해 6월 사하구청장 임기를 마쳤으며, 지난 6·3 지방선거에는 출마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