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법원종합청사. 박진홍 기자80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부산 중견 건설업체 사주 일가가 항소심에서 일부 감형받았다.
부산고법 형사2부(박운삼 부장판사)는 26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건설업체 대표 A씨 등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1심 판결을 일부 파기하고 형을 다시 선고했다.
A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지만, 벌금은 25억 원에서 15억 원으로 감액했다.
해당 건설사 법인에 대한 벌금도 1심 5억 원에서 2억 5천만 원으로 절반가량 낮췄다.
A씨 친동생과 회사 전무에게 선고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은 1심과 동일하게 유지됐다.
A씨 등은 지난 2014년부터 2020년까지 하도급 업체와 공사대금을 부풀려 계약한 뒤 잔금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모두 82억 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1심 판결 이후 횡령 금액에 대한 세금을 납부한 점 등을 감형 이유로 들었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건설사가 법인세·부가가치세, 횡령 금액에 대한 71억 원의 세액을 모두 납부했다"며 "피고인이 비자금 조성에 역할을 하긴 했지만, 고인이 된 아버지의 지시에 따라 범행을 전적으로 주도했다고 보기 어렵고, 비자금 상당 부분도 아버지가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감형 이유를 밝혔다.
불법 로비와 관련된 뇌물 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동일하게 사주 일가와 은행 직원, 공무원 모두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수사 기관이 확보한 관련 압수물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는 1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1심에서 배임 혐의로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던 은행 직원 2명에 대해서는 항소심이 원심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해당 건설사 사주 일가가 경영권 다툼을 벌이는 과정에서 서로의 비리를 폭로하고 고소·고발이 이어지면서 드러났으며, 모두 28명이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