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부산 서구의 한 빈집이 폭우에 무너져 소방 당국이 안전조치를 진행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주말 사이 부산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도로와 주택 곳곳이 침수되고 토사가 유출되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특히 서부산권을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쏟아진 가운데, 부산의 8월 평년 강수량에 육박하는 비가 사흘 만에 내렸다.
18일 부산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전날까지 부산지역 공식 관측지점인 중구 대청동에는 216.5㎜의 비가 내렸다.
지역별 강수량 편차도 컸는데 특히 서부산권과 해안 지역에 집중된 양상을 보였다. 지역별 누적 강수량을 보면 강서구가 424.9㎜로 가장 많았고, 영도구 273.5㎜, 사하구 269㎜, 서구 232㎜, 중·동구 216.5㎜ 등이었다.
특히 강서구에서는 이번 비로 침수 45건, 토사 유실 8건, 포트홀 발생 2건 등 모두 62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강서구는 중장비 등을 투입해 긴급 복구 작업을 진행했다.
이번 집중호우는 동쪽에 자리한 고기압과 서쪽 저기압이 동진하는 과정에서 그 사이로 강한 남풍류가 형성되며 남쪽의 고온다습한 공기가 경남 등 남쪽 해안으로 유입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다량의 수증기를 머금은 공기가 부산의 복잡한 지형과 만나 상승하면서 비구름이 발달했다. 이 때문에 강서구 가덕도와 영도구 등 남쪽 해안과 인접한 지역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내렸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최근에는 비가 내리는 날은 적지만, 한 번 내릴 때 단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지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부산의 8월 평년 강수량은 266.5㎜인데,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부산지역 누적 강수량은 265.9㎜에 달했다. 평년 8월 한 달 동안 내리는 비와 맞먹는 양이 사흘여 만에 쏟아진 셈이다.
17일 부산 사상구의 한 공사장이 물에 잠겨 소방대원들이 배수 지원에 나선 모습.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많은 비가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부산 곳곳에서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부산에서 접수된 비 피해 신고는 모두 68건이다.
앞서 전날 오전 1시 30분쯤 부산 사하구 하단동과 강서구 대항동에서는 주택이 침수됐다. 비슷한 시각 영도구 청학동에서는 주택 옥상으로 물이 넘치는 피해가 발생했다.
같은 날 오전 6시 50분쯤 사하구 다대동에서는 터널이 침수됐으며, 해운대구 중동에서는 지하주차장이 물에 잠겼다. 오후 2시 10분쯤 사하구 다대동에서는 유치원이 침수돼 소방 당국이 20t 규모의 배수 지원에 나섰다.
토사 유출과 각종 시설물 피해도 이어졌다. 전날 오전 7시 30분쯤 사상구 엄궁동의 한 공사장에서는 토사가 유출돼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영도구 청학동에서도 공사장에서 자갈이 쏟아져 내려 소방 당국이 안전조치를 했다.
이밖에도 부산 곳곳에서 담벼락이 무너지고 나무가 쓰러지는가 하면 건물 외벽 외장재가 떨어지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한편 기상청은 다음 날까지 부산에는 소나기가 내릴 가능성이 있으며, 지역에 따라 최대 60㎜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20일에도 5~20㎜의 비가 더 내릴 전망이라 추가 피해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중기 예보상 뚜렷한 강수대가 형성돼 있지는 않지만, 고온다습한 공기가 남아 있고 대기가 불안정해 또다시 강한 소나기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며 "소나기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는 곳이 있겠으니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