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하면 어떡해" 부산 시내버스 파업에 출근길 시민들 '당혹'

"지각하면 어떡해" 부산 시내버스 파업에 출근길 시민들 '당혹'

파업 소식 미처 못 들은 시민들 '발 동동'
정류장에 파업 안내 없어…지하철 등 인파 몰려
부산시 대체 버스도 "어디 있나"

부산 시내버스 파업 첫날 출근시간대 부산진구 서면역 버스 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정혜린 기자부산 시내버스 파업 첫날 출근시간대 부산진구 서면역 버스 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정혜린 기자부산 시내버스 노조가 전면 파업에 들어간 28일 출근길에 나선 부산 시민들은 저마다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오전 7시쯤 부산진구 서면 일대 시내버스 정류장. 평소 20여 개 시내버스가 오고 가며 출근 시간대 인파로 붐비는 곳이지만, 버스전용차로는 텅 비었고 버스 도착 알림 전광판에는 현재 시각만 떠 있었다.

한 시민은 스마트폰에 '버스 파업'을 검색한 화면을 띄운 채 당황스러운 듯 정류장을 두리번거렸다.
 
직장인 김모(30대·남)씨는 "출근하려고 버스 타러 왔는데 파업인 걸 이제 알았다. 미리 뉴스 확인하고 올 걸 후회 된다"며 "지하철 타러 바로 뛰어가야 한다. 지금 지하철 타고 가면 아슬아슬할 것 같다"고 대답하곤 급하게 인근 도시철도역으로 향했다.

부산진구 서면역 일대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마을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정혜린 기자부산진구 서면역 일대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마을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정혜린 기자 파업이 이날 새벽에 결정된 데다, 버스 정류장에 파업을 안내하는 문구나 표시가 없어 소식을 미처 듣지 못한 시민들이 하염없이 버스를 기다리는 장면도 곳곳에서 보였다.
 
정류장에서 '버스 도착정보 없음' 문구가 뜨는 스마트폰 지도 어플리케이션과 머리 위 전광판을 번갈아 보던 한 시민은 취재진으로부터 파업 사실을 전해 듣고 깜짝 놀라 되묻기도 했다.
 
출근길에 나선 유주희(35·여)씨는 "어제 저녁에 안전 문자로 파업 내용을 보긴 했는데 이렇게 오늘 아침부터 당장 버스가 안 다니는 줄은 몰랐다. 너무 당황스럽다"며 "어플에 도착 시간이 안 나와서 '뭐지' 싶었는데 지금 빨리 택시를 잡아야 할 것 같다"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일부 시민은 파업에 대비해 미리 부산시에서 안내한 비상 수송 버스를 확인하고 왔지만, 버스가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 없다며 혼란스러워했다.
 
심행연(56·여)씨는 "어제 안내 문자를 보고 부산시 홈페이지에서 분명히 비상 수송 노선을 확인했는데, 지금 오니까 한 대도 안 보인다"며 "급해서 택시를 타고 서면까지는 왔는데, 다시 마을버스 타는 곳으로 이동하려고 한다. 정류장에도 파업이나 대체 수단 관련 안내가 하나도 없어서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부산 시내버스 파업 첫날 출근길, 지하철이 인파로 붐비고 있다. 정혜린 기자부산 시내버스 파업 첫날 출근길, 지하철이 인파로 붐비고 있다. 정혜린 기자지하철과 마을버스 등 다른 대체 대중교통 수단은 버스를 이용하지 못한 시민이 몰리며 평소보다 더욱 혼잡한 모습을 보였다.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전모(30·여)씨는 "평소 출근할 때 시내버스나 마을버스 중 빨리 오는 걸 타는데, 지금 시내버스가 없어서 마을버스를 한참 동안 기다리고 있다. 택시도 안 잡힌다"며 "직장에 늦을 것 같다고 말은 해뒀는데 마음이 급하다"고 초조한 모습으로 말했다.
 
부산도시철도 서면역에서 2호선을 기다리고 있던 안승혁(27·남)씨는 "원래 지하철에서 버스로 환승을 하는데, 거리에 버스가 안 보이고 지도 어플에도 도착 정보가 없다고 떠서 파업인지 뒤늦게 알았다"며 "다시 급하게 지하철을 타러 왔는데 평소보다 2배 정도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지금 조금 늦어서 회사에 지각할 것 같다"며 곤란한 기색을 보였다.
 
부산 시내버스 노사는 전날부터 밤샘 교섭을 이어갔지만 끝내 조정에 이르지 못하면서 이날 오전 2시 30분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이에 버스노조가 예고한 대로 파업에 돌입하면서 이날 첫차부터 부산 시내버스 147개 노선 2500여 대가 운행을 멈춘 상태다.

추천기사

스페셜 그룹

부산 많이본 뉴스

중앙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