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 전경. 연합뉴스 제공부산 재건축 시장의 '상징'으로 불리던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타운의 99층 초고층 아파트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 조합원들은 예상보다 큰 분담금 부담과 장기화되는 공사 기간에 부담을 느꼈고, 조합은 결국 기존 60층 규모의 재건축안으로 방향을 틀었다. 부산시의 특별건축구역 활성화 시범사업의 대표 사례로 기대를 모았던 삼익비치가 이탈하면서, 관련 정책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99층의 그림자… 1억 원 이상 오른 분담금
CBS 종합취재 결과, 삼익비치 재건축 조합은 지난 5일 열린 정기총회에서 '부산시 특별건축구역 지정 추진안'을 상정했으나 조합원 과반의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됐다.
특별건축구역 설계안에 따라 산정된 조합원 분담금은 전용 84㎡ 기준 9억 900여만 원에 달하며, 이는 기존안보다 1억 원 넘게 상승한 수치다.
건축비가 평당 1200만 원에 달하고, 공사기간도 20개월 이상 길어지는 점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기대 못 미친 인센티브…
삼익비치는 지난해 부산시의 특별건축구역 시범사업지로 선정되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도미니크 페로가 설계한 삼익비치 재건축 조감도. 부산시 제공세계적인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가 설계를 맡은 99층 초고층 아파트가 계획되면서 지역 정비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그러나 조합이 기대했던 수준의 용적률 완화 혜택이 실현되지 않으면서 사업 타당성에 균열이 생겼다.
조합은 일반분양 물량을 늘려 분담금 부담을 줄이려 했지만, 시가 제시한 완화 수치와 조합 측 요구 간 간극이 좁혀지지 않았다.
부산시 특별건축구역 사업 전면 재점검 필요성도
부산시는 남포동 하버타운, 영도 콜렉티브 힐스 등 나머지 두 곳을 특별건축구역으로 지난 2일 최종 지정·고시했다.
하지만 가장 상징성이 컸던 삼익비치의 이탈로 제도 실효성에 대한 점검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부산시는 올해도 특별건축구역 활성화 사업 공모를 이어간다.
시 관계자는 "삼익비치 조합에서 부결한 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아, 부산시도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내부적으로 정리 중"이라며 "현재로서는 정확한 입장을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건축사와 해외 건축가의 공동참여를 의무화하고, 국제설계공모를 통해 창의적이면서도 지역성과 실현성을 모두 갖춘 프로젝트 발굴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