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에어부산 화재 여객기 내부 발화지점 인근에서 발견된 보조배터리 잔해. 국토교통부 제공지난 설연휴 발생한 김해공항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가 보조배터리 합선으로 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감정 결과가 나왔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14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현장 증거물 정밀분석 결과, 보조배터리 잔해에서 발화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국과수 감식 결과에 따르면, 승객 촬영 영상에서 최초 화염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좌측 좌석 30번열 상단 선반 주변에서 불에 탄 보조배터리 잔해가 발견됐다.
이 보조배터리 잔해에서 전기적인 이유로 물체가 녹은 흔적이 다수 발견돼, 국과수는 좌측 30번열 상단 선반 주변을 발화 지점으로 봤다.
배터리 내부에서 합선이 발생하면서 최초 발화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국과수의 결론이다.
다만 배터리 잔해가 심하게 불에 탄 상태여서, 배터리 합선 발생의 원인은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항공기 내부 전기 배선이나 조명 등 구조물에서는 발화와 관련지을 만한 전기적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아, 기체 내부 시설물에 의한 발화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봤다.
사조위는 보조배터리에 의한 화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또 조사 과정에서 안전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항공사 등에 안전 권고를 발행할 계획이다.
사조위 관계자는 "화재 감식으로 최초 발화 원인이 보조배터리로 파악된 것으로, 불이 크게 번진 이유 등에 대해서 계속 조사할 예정"이라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 28일 김해국제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에서 불이 나 승객과 승무원 176명이 비상 탈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