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와 인터뷰 중인 팬스타그룹 김현겸 회장. 3시간 30분 동안 한순간도 자리를 떠나지 않으며, 손짓과 표정으로 열정적으로 사업 비전을 이야기하고 있다. 강민정 기자대한민국 최초의 호화 크루즈 페리, 미라클호의 출항
오는 4월, 오사카 세계박람회와 함께 대한민국 최초의 호화 크루즈 페리가 출항한다. 그 이름은 '팬스타 미라클호'. 이 배를 이끄는 것은 팬스타그룹이며, 그 도전의 최전선에는 김현겸 회장이 서 있다.
김현겸 회장을 처음 만났을 때, 그는 마치 바다 위를 질주하는 말 같다는 인상을 주었다. 그의 눈빛과 말투는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의지로 가득 차 있었다. 김 회장과 대화를 나누는 순간, 그가 가진 열정과 추진력이 단순한 사업가의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마치 쉼 없이 도전하는 항해자처럼, 한계를 뛰어넘는 비전을 펼쳐 보였다. 그의 크루즈 페리 역시 '미라클(기적)'이라는 이름을 달고 출항을 앞두고 있다.
멈추지 않는 열정, 3시간 30분의 인터뷰
60대인 그의 열정은 나이를 초월했다. 30분으로 예정된 인터뷰는 4월 취항을 앞둔 미라클호를 설명하려는 그의 뜨거운 열정에 3시간 30분으로 늘어났다. 단 한 순간도 자리를 뜨지 않고, 손짓과 표정으로 열정적으로 사업 비전을 이야기했다. 그는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미라클호의 취항과 미래 비전에 대해 쉼 없이 이야기를 이어갔다.
"팬스타 미라클호는 대한민국에서 건조된 최초의 호화 '크루즈 페리'로, 기존 해외에서 도입한 선박들과는 차별화된 의미를 가집니다. 모든 선박은 세계해사기구(IMO)에 등록되며, 호선에 해당하는 고유번호를 부여받는데, 페리선은 대개 정식 크루즈로 등록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미라클호는 '크루즈' 패신저 쉽(RORO Cruise Passenger Ship)으로 정식 등록된 동북아시아 유일한 선박입니다."
미라클호, 차별화된 설계와 혁신적인 서비스
김 회장은 미라클호의 차별성을 강조하며, 이를 기존 해운업의 틀을 깨는 혁신적인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크루즈선이라고 하면 승객이 객실 밖으로 나가지 않고 안에서 모든 생활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미라클호는 2인용 고급 객실은 물론, 8인이 사용하는 다인실까지 화장실과 샤워실을 완비한 동북아시아 유일한 선박입니다."팬스타 미라클호는 단순한 여객선이 아니라, 최신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크루즈로 설계됐다. 실내 인테리어는 5성급 호텔 수준으로 세련되게 꾸며졌으며, 차별화된 서비스로 새로운 해운 경험을 제공한다.
바다 위의 야외 수영장에서 한밤중 별빛을 감상할 수 있고, 256명이 동시에 식사할 수 있는 초대형 레스토랑을 갖추고 있다.
올해 4월 취항을 앞둔 국내 최초 건조 초호화 크루즈 페리 '팬스타 미러클호'에서는 바다 위 야외 수영장에서 밤하늘의 별빛을 감상할 수 있다. 팬스타그룹 제공부산과 오사카를 잇는 최적의 크루즈 교통수단
김 회장은 미라클호가 일본 오사카 박람회로 향하는 가장 효율적인 교통수단임을 강조했다.
"미라클호는 4월에 열리는 오사카 세계박람회에 맞춰 부산~오사카 정기 항로에 투입됩니다. 승객들은 크루즈에서 내리면, 전용 버스를 타고 오사카 박람회장까지 편리하게 5분 만에 이동할 수 있어, 부산에서 출발해 오사카 엑스포 박람회장까지 가는 최적의 교통수단이 될 것입니다."위기를 기회로: 팬스타그룹의 성장 이야기
국내에서 건조한 최초의 호화 크루즈 페리를 선보이기까지, 김 회장은 숱한 난관을 극복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2002년, 그는 일본에서 도입한 그룹의 1호 페리선 팬스타 드림호를 투입하며 크루즈형 페리 운항을 시작했다. 하지만 초기 영업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빈배로 출항하기 일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150차례나 적자 운항을 감행했고, 결국 1년 6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되며 해운 사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입증해 보였다.
그 성공을 기반으로 2008년에는 크루즈 전용선 팬스타 허니호를 도입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목을 잡았다. 부도 직전까지 몰린 그는 일본 리베라 그룹의 신뢰 덕분에 채무 상환 유예를 받아 위기를 극복했고, 5년 만에 모든 빚을 청산하며 다시 도약할 수 있었다. 김 회장은 이러한 경험을 회고하며 말했다.
"수많은 위기를 겪으며 '망하지 않는 법'을 배웠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끊임없는 도전과 신뢰'입니다."그가 말하는 '망하지 않는 법'은 20대의 뜨거운 패기와는 또 다른 결을 지니고 있었다. 오랜 항해 끝에 다져진 노련함이 배어 있다. 도전을 멈추지 않는 열정은 여전하지만, 이제는 그 안에 실패를 통해 터득한 내공과 균형 감각이 함께 녹아 있었다.
수많은 위기를 넘어서며 '망하지 않는 법을 배웠다는 김현겸 회장. 그의 눈빛에는 도전을 멈추지 않는 열정과 오랜 항해 끝에 다져진 내공이 담겨 있다. 강민정 기자팬스타그룹은 그동안 부산~오사카 크루즈 노선을 통해 누적 승객 150만 명을 기록했고, 부산 원나잇 크루즈 또한 20만 명을 돌파하며 해양 관광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부산에 본사를 둔 유일한 선사로서 지역 경제 발전과 고용 창출에 기여하고 있으며, 전통 크루즈 운항을 통해 관련 선용 산업 활성화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해운업을 넘어 해양 모빌리티 기업으로
1990년 창업 이후, 팬스타그룹은 해운물류 산업에서 꾸준히 성장해 왔다.
이제는 해운업의 경계를 넘어, 미래형 해양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김 회장은 해양산업에 첨단 기술을 접목하며 지속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다. 그 일환으로 팬스타는 일본 소프트뱅크와 협력해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주행 로봇청소기 사업을 시작했다.
이는 기존 해운 사업과의 시너지를 모색하며 신산업으로 확장하는 첫걸음이다. 이 로봇청소기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자동으로 공간을 인식하고 효율적으로 청소하는 제품으로, 팬스타는 이를 국내 시장에 도입하며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김 회장은
'견리사의(見利思義)' 철학을 강조한다.
"이익을 보면 그것이 의로운지 따져보고, 의롭지 않다면 행동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업에서도 이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는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인공지능과 로봇 산업에 뛰어들었으며, 이를 통해 해운업의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미래형 해양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팬스타그룹은 신산업 확장을 통해 새로운 해양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한편, 크루즈 운항을 지속하며 해양 관광과 연관 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부산에 본사를 둔 유일한 선사로서 지역 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에 힘쓰며, 해운과 기술이 결합된 미래 산업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
바다를 향한 끝없는 항해
4월, 팬스타 미라클호는 부산항에서 힘차게 출항할 것이다. 단순한 취항이 아니라, 해운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여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김현겸 회장은 여전히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팬스타그룹은 해운업의 경계를 넘어 신산업 개척을 멈추지 않고 있다. 바다는 늘 변합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그 변화는 곧 기회가 됩니다."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말이 바다를 달릴 수도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그리고 이번에 출항하는 배의 이름이 '미라클(기적)'이라는 점이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바다 위를 질주하는 말처럼, 팬스타 미라클호와 함께 김현겸 회장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