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사노조 "부산형 인터넷 강의 재검토하라"

부산교사노조 "부산형 인터넷 강의 재검토하라"

핵심요약

EBS나 방과후학교 프로그램과 중복으로 예산 낭비
교사를 인터넷 강의 감독하는 들러리로 전락시켜

부산시교육청 전경 /부산시교육청 전경부산시교육청 전경 /부산시교육청 전경부산시교육청이 새학기부터 '부산형 인강(인터넷 강의)' 활용을 강조하자 교원단체가 예산 낭비 등을 지적하며 인강 사업의 재검토를 요구하는 등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20일 부산시교육청 학력개발원은 2024학년도 단위학교 학업역량 강화 지원 사업 예산을 각 학교에 교부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 예산은 매년 교부되는 것으로, 각 학교 상황에 맞춰 방과후학교 프로그램과 진학지도 등 다양한 학생 지원 프로그램이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예산 사용 지침에는 부산형 인강 활용에 대한 예산 편성을 유도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학교별 최소 1가지 유형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원된 총예산의 15% 내외 금액을 편성하라는 내용이다. 25~30분 분량의 1차시 강의를 수강하는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사에게 차시당 1만5000원의 지도수당을 지급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부산형 인강 이용을 활성화하라고 촉구한 것이다.
 
이에 대해 부산교사노조는 22일 성명을 발표하고 기존 EBS 강의 프로그램과 각 학교에서 진행되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부산형 인간이 비슷한 영역에 중복투자 되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각 학교 내신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지필평가에 대비하는 학습은, 각 학교의 상황과 학생 수준을 잘 알고 있는 교과 교사가 개설하는 프로그램이 가장 효과적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부산형 인강을 활용하는 학생이라 하더라도, 학교에서 정해진 시간에 모두 같은 과목을 같은 수준으로 수강하는 것보다는 개인별 학습 상황에 따라 과목과 수준, 학습 진도를 조절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점에서 모여서 강의를 듣는 프로그램은 효과적이지 않다고 반박했다.

특히, 학교 학생들과 가장 가까이서 관계를 형성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해당 학교 교사를 인터넷 강의 시청을 감독하는 들러리로 세워둔다는 발상은 부산 교사들의 수업 자긍심을 짓밟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해당 사업은 각 학교에서 안내하면 충분한데도 대중교통 광고판 및 각 아파트 엘리베이터 LCD 판 등의 공간에서 홍보하며 막대한 광고비까지 지출하고 있다며 사실상 실패 위기에 처한 사업을 어떻게든 외형적으로 성공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 소중한 교육 예산을 남용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부산교사노조 김한나 위원장은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학급 수 감축 없이 학교 교사 정원을 무리하게 줄이며 교사들의 부담은 가중시키면서 이런 식으로 예산을 낭비하는 것은 본말전도다. 교사들을 사실상 행정요원으로 만드는 부산형 인강 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 및 예산 집행에 대한 엄격한 감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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