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고 악재에 휘청한 부산 경제…내년에도 암울

3고 악재에 휘청한 부산 경제…내년에도 암울

핵심요약

역대급 물가 급등 지난해 두 배
아파트값 27주째 내림세, 사상 최대 낙폭
자영업자·기업도 3고에 신음
내년 1% 저성장 전망
경기 침체 과도한 우려 경계 필요

부산CBS는 2022년을 마무리하며 부산지역 핵심 이슈와 전망을 짚어본다.

세번째 순서로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신음한 부산 경제와 내년 전망'을 살펴본다.

▶ 글 싣는 순서
① "2030엑스포 향한 힘찬 날갯짓", 부산시 엑스포 유치 '온힘' 쏟는다
② 축포만 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질 '부울경 특별연합'
③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휘청한 부산 경제'…내년에도 암울
(계속)


텅 빈 식당. 박진홍 기자텅 빈 식당. 박진홍 기자안 오르는게 없는 역대급 고물가

올 한해 부산 경제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이른바 '3고(高) 현상'으로 주름살이 더 깊어졌다.

역대급 높은 물가 상승세에 서민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갔다.

28일 동남지방통계청 자료를 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부산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7% 올랐다. 지난해 상승률 2.5%와 비교해 두 배 가까이 급등했다. 7월 소비자물가는 5.9% 오르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름값과 원자재 가격 폭등이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부산지역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지난 6월 연일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휘발유 평균 가격은 L당 2117원, 경유 평균 가격은 2136원까지 치솟았다.

부산 도심. 박상희 기자부산 도심. 박상희 기자아파트값 연일 사상 최대 하락
 
금리 인상과 경기 위축으로 부산 아파트값은 사상 최대 하락 기록을 경신하며 27주째 내림세를 지속했다. 올해 11월까지 누적 하락률은 4.19%에 달한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로 마련한 아파트 매매가격은 추락하는데 대출이자는 치솟았다. 한국은행은 올해 기준금리를 7번 올렸다. 올해 초 1.25%였던 기준금리는 3.25%까지 뛰었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7%대로 상승했다. 고물가 고금리에 가계실질소득은 줄어 주머니는 더 가벼워졌다.

자영업자·기업도 '한파 고통'

지역 자영업자와 기업들도 3고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올해 4월 해제되면서 골목상권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내놓은 자료를 보면 자영업자 10명 중 7명은 매출이 오히려 지난해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에 대한 경계심이 확산하면서 창업시장도 얼어붙었다. 10월 부산지역 신설법인은 372개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던 4월(622개)보다 40.2% 급감했다. 4월 이후 6개월 연속 감소세다.

원화 가치가 떨어져 수출 가격 경쟁력은 높아졌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비용) 부담이 더 커졌다. 이로 인해 지역 기업의 채산성(경영상에 있어 수지, 손익을 따져 이익이 나는 정도)이 악화했다.

부산 중소기업계는 올해 경영 환경을 바라보는 사자성어로 '살얼음을 밟고 있는 것처럼 아슬아슬하고 위험함'을 뜻하는 '여리박빙(如履薄氷)'을 선정했다. 내년 사자성어로 '금석위개(金石爲開)'를 선택했다. 정성이 쇠와 금을 뚫는다는 뜻으로 강한 의지로 정성을 다하면 어떤 일이든지 다 해낼 수 있다는 뜻이다.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지역본부 김기훈 본부장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세계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원자재 가격이 폭등했고 고금리와 인력난으로 지역 중소기업이 힘겨운 한해를 보냈다"며 "내년에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중소기업계의 숙원 사업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납품대금에 반영되도록 하는 '납품대금(단가) 연동제'가 내년 10월부터 시행돼 중소기업들의 숨통이 어느 정도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부산 수출은 11월 말 기준 149억 달러로 지난해 대비 11% 증가했다. 201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3고 상황 속에서 이뤄낸 성과다.

부산항 신항. 부산항만공사 제공부산항 신항. 부산항만공사 제공내년 부산 경제 1%대 저성장 예고

내년 부산 경제도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은행은 내년 소비자물가가 3%대로 진정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기준금리는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BNK금융그룹 소속 BNK경제연구원은 내년 부산을 비롯한 동남권 경제는 1.6%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에 이어 2년 연속 1%대 미약한 성장이다.

소비심리 위축, 투자 감소와 수출 둔화, 부동산 경기 하락 등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BNK경제연구원 정영두 원장은 "부산은 내년에도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다만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추세가 완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은 만큼 경기 침체에 대한 과도한 우려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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