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손흥민 선수. 류영주 기자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첫 경기가 열리는 24일 부산시민들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 우리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특히 이태원 참사 등의 영향으로 대규모 응원전이 열리지 않는 대신 가족이나 지인과 삼삼오오 모여 태극전사들의 승전보를 기다리는 모습이다.
부산 해운대구에 사는 직장인 조모(58)씨는 이날 오후부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모처럼 일찍 집에 들어가 가족과 함께 태극전사들의 월드컵 첫승을 응원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특히 평소 좋아하던 이강인 선수가 첫 월드컵 무대를 밟을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다.
조씨는 "오늘은 월드컵 경기를 보러 일찍 집에 들어갈 생각이다. 가족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경기를 볼 생각에 기대가 된다"며 "상대가 남미의 강호인 만큼 어려운 경기가 예상되지만,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응원할 예정이다. 특히 처음으로 국가대표에 뽑힌 이강인 선수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드컵 경기가 열릴 때마다 응원 열기로 들썩였던 과거와 달리, 이날 부산지역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이태원 참사와 코로나19 확산세 등의 여파가 여전한 만큼 시민들은 대규모 단체 응원보다는 가족, 친구와 함께 소규모 경기 관람을 선호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영업자들은 오랜만에 '스포츠 특수'를 맞이해 분주한 모습이다. 배달 음식점에는 이른 시각부터 각종 배달 예약이 밀려왔고, 주요 번화가 음식점에도 기대감과 활기가 맴돌고 있다.
부산 중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강모(50대)씨는 "배달 주문이 많을 것 같아서 물량을 평소보다 두 배 정도 많이 준비했다"며 "경기 시간이 밤 10시인데, 벌써 배달 예약이 10마리 넘게 들어와 저녁이 되면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것 같다"며 웃었다.
사하구 고깃집 주인 김모(50대)씨 역시 "어제도 일본 경기 초반에 배달 주문만 20여건이 들어왔다. 오늘 우리나라 경기는 배달에 매장 방문 손님까지 많이 몰릴 것으로 기대된다"며 "고기를 구워야 하는데 그렇다고 축구 경기를 놓칠 수는 없으니, 주방에서 TV로 틈틈이 시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시에 따르면 이날 부산지역에서는 공식적인 대규모 응원전이나 단체 관람 행사는 열리지 않는다. 4년 전에는 아시아드주경기장을 개방했고, 2014년에는 사직야구장에서 단체 응원전이 열렸다. 하지만 올해에는 안전 문제 등을 고려해 경기장을 개방하지 않기로 해 예년과 같은 거리 응원전은 찾아보기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