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스포 '눈물의 폐업' 20년 …자살·이혼 가정파탄 울부짖음

네오스포 '눈물의 폐업' 20년 …자살·이혼 가정파탄 울부짖음

핵심요약

동남권 최고 의류매장 분양 광고 믿고 상가 입주
폐업으로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 날려
갑작스러운 단전에 강제로 쫓겨나

굳게 닫혀 있는 네오스포 상가. 박상희 기자굳게 닫혀 있는 네오스포 상가. 박상희 기자서울 동대문시장 패션 신화의 바람을 타고 2000년 3월 부산 최대 의류 도매상가 중 하나인 네오스포가 부산 중심가인 서면에 문을 열었다.  
 
상인들은 1996년부터 시작된 분양 때 동대문 두타몰처럼 동남권 복합 의류 매장이 들어선다는 네오스포 시행사와 시공사인 남화건설과 대림산업의 분양 광고를 믿었다고 한다.

전통시장 상인들에서부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직장에서 쫓겨난 사람들까지 명예퇴직금 등 전 재산을 털어 넣었다. 점포를 분양받고자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투자한 것이다. 부산에서 가장 높은 분양가를 주고 입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장사가 잘될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은 한낱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상인들은 100% 분양으로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2672개 점포 중 53%가량이 미분양됐다. 네오스포 상가는 개점 첫해부터 영업 부진과 미분양 등으로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상권이 침체하면서 2002년 11월 말에는 상가 전기요금 연체로 전기공급이 중단돼 사실상 폐점을 맞게 됐다. 상인들에게 아무런 통보도 없이 상가 전체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문을 연 지 2년 8개월 만이다. 상가 관리법인은 남아 있는 상인들을 강제로 철수시키고 입점을 막아 유령 상가로 변해갔다. 20년이 된 지금까지도 상인들은 영업하지 못하고 있다.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한 채 매년 재산세만 부담하고 있다.

사실상 투자금을 모두 잃어 자살과 이혼, 암 투병, 노숙자 생활 등 가정파탄으로 이어졌다.
   
네오스포 상가 상인과 가족. 박상희 기자 네오스포 상가 상인과 가족. 박상희 기자 박모(84·여)씨는 1996년 첫 분양 때 네오스포가 제2의 동대문시장이 될 것이라는 희망에 평생 모은 돈 1억 7천만 원을 투자해 점포를 분양받았다. 하지만 폐업으로 이혼 위기를 겪었고 남편은 화병과 암으로 숨졌다. 본인도 우울증으로 지금도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약을 먹고 있다.

1억 원을 투자한 김모(75·여)씨는 혈액암으로 투병 생활을 하고 있다. 남편에게 쫓겨나 딸 집에 얹혀살고 있다. 6천만 원을 잃은 김모(77·여)씨는 자식들에게 버림받은 뒤 공공임대주택에 혼자 거주하고 있다. 폐지를 주워 생활하고 있다.

오모(67)씨는 수천만 원의 은행 대출금으로 분양받았는데 투자금을 모두 날리는 바람에 이혼해 가족이 해체됐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상인이 있는가 하면 노숙 생활을 하는 이도 있다.

60~80대가 된 상인들은 지금도 정신적 육체적 고통의 짐을 안고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상인들은 지난 5월 네오스포 상가 배상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를 결성했다. 상가 분양자 1246명 중 500여 명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추진위는 2002년 11월 말 상가 폐업 당시 네오스포 관리법인이 상인들에게 전기 공급이 중단된다는 통보나 예고도 없이 단독으로 단전을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한국전력이 협의를 요청했으나 관리법인은 전기료와 보증금은 낼 수 없으니 단전하라며 협상 의지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추진위는 의심하고 있다. 한전은 아무리 작은 상가라도 단전은 생계를 위협하는 수단인 만큼 수납 의지만 있으면 전기를 끊지 않는다.

추진위는 당시 상가를 관리 책임지고 있던 대림산업이 시행사였던 남화건설과 정산금 관련 소송에서 상가 가치를 떨어뜨려야만 시공비 정산(상가 가치청산)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을 수 있어 상가를 유령화시켰다고 주장했다.

네오스포 상가 소유주를 찾는다는 현수막. 박상희 기자 네오스포 상가 소유주를 찾는다는 현수막. 박상희 기자 추진위는 공동 대응하기 위해 "네오스포 상가 소유주를 찾습니다"라는 현수막을 부산 시내 곳곳에 걸어 당시 상가 분양자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심명순 위원장은 "공소시효 만료 등으로 법적으로 대항할 방법이 없다"며 "상가 활성화에 일차적 책임이 있는 대림산업이 배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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