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부경찰서 자성대파출소 앞에 주차 중인 순찰차 옆으로 시내버스가 운행하고 있다. 송호재 기자부산 동구지역의 한 경찰 파출소가 기본적인 주차 공간조차 마련하지 못해 순찰차를 도롯가에 세워두는 상황이 수년째 반복되고 있다.
경찰은 원도심권 특성상 시설 규모가 좁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시민 안전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치안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시설 등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평일 오전 부산 동구 자성대공원 인근 일방통행 3차 양쪽으로 경찰차 3대가 인도와 차도에 반쯤 걸쳐 세워져 있었다.
시동을 끄고 세워둔 경찰차 옆으로 일반 차들이 수시로 오갔고, 심지어 시내버스 등 대형 차량이 경찰차를 피해 곡예운전을 펼치는 아찔한 모습도 연출됐다.
이곳에 있는 부산 동부경찰서 자성대파출소는 순찰차를 3대나 운영 중이지만, 주차 공간이 없어 이처럼 도롯가에 차를 세우고 있다.
해당 도로는 평소에도 이동량이 많은 데다 시내버스 노선도 10여개가 넘어 교통안전까지 위협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해당 파출소에도 주민 불편이 접수되는 등 지역에서는 뒷말이 잇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경찰서 자성대파출소 관계자는 "순찰차를 왜 불편하게 파출소 앞 도로에 세워두느냐는 지적이나 접촉사고 우려 등이 제기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파출소 주변에 차를 세울만한 곳이 없어 별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 상부에 이를 보고하고 대책을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부산 동부경찰서. 송호재 기자이밖에 동부서 소속 범곡파출소 역시 순찰자 주차 공간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달에는 한 치안센터에서 교대 근무에 나섰던 직원들이 센터 앞에 차를 세웠다가 불법 주정차로 구청에 신고를 당하는 등, 동구 지역에서는 경찰 관서와 관련한 잡음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찰 역시 이런 지적을 알고 있지만 원도심 특성상 주요 시설이 너무 좁아 주차장을 확보하기 어렵고, 그렇다고 긴급차량을 시설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세울 수도 없는 노릇이라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낡고 협소한 시설을 이전하거나 주변 환경을 개선하는 등 근본적인 해결이 필요한 게 사실이라며,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부경찰서 관계자는 "자성대파출소는 지구대로 통합되면서 순찰차가 3대로 늘었는데, 이후 다시 파출소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순찰차는 그대로 남아 있어 주차 공간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주변에 이 사실을 충분히 설명했고, 대부분 주민이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설이 협소한 문제는 계속 건의해 왔고, 부산경찰청 차원에서도 상황을 인지한 뒤 파출소 이전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하며 "다만 부지 확보나 예산확보 등에 어려움이 있어 당장 실현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 차량이 오히려 교통 흐름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는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