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완월동 '도시재생' 계획 발표…주민들 "재개발해야"

부산 완월동 '도시재생' 계획 발표…주민들 "재개발해야"

서구 충무동·남부민1동 일대 재생계획 '완월 선샤인 프로젝트'
성매매 여성 자활 돕고, 문화·관광 활성화로 활력 불어넣어
지역 상인·주민 위한 시설도 마련한다는 계획
주민들 "도시재생 경제적 도움 안 돼…재개발해야" 반발
서구, 국토부 뉴딜사업 공모…사업비 320억원 확보 계획

28일 부산 서구청에서 열린 '완월 선샤인 프로젝트' 도시재생사업 공청회. (사진=박진홍 기자)

 

부산 마지막 성매매 집결지인 '완월동' 일대를 도시재생으로 지역을 새단장하겠다는 청사진이 발표됐다.

완월동 일대 주민들은 도시재생이 아닌 재개발로 성매매 집결지라는 오명을 씻어내야 한다며 반대 목소리를 냈다.

부산 서구는 28일 오후 2시 서구청에서 공청회를 열고 속칭 '완월동' 지역이 포함된 충무동·남부민1동 일대 20만7천500㎡를 대상으로 한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 '완월 선샤인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완월동 도시재생은 크게 치유·어울림, 상권 활력, 주민 활기 등 3개 분야로 진행된다.

먼저 치유·어울림 분야로는 '완월 어울림센터'를 설치해 성매매 여성의 사회 진출을 돕고,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를 함께 설치해 일대 도시재생 사업을 총괄하는 지원체계를 마련한다. 또 '완월 오픈 광장'을 설치하고 거리를 연결해 거리 예술 등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공청회에 참석한 주민들이 도시재생 계획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박진홍 기자)

 

상권 활력 분야에서는 '충무혁신상회'를 세우고 인접 전통시장 3곳과 연계해 창업을 원하는 청년과 지역 소상공인을 위한 맞춤형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여기에 더해 다양한 마을기업 사업을 추진하고, 부산 시티투어나 야행과 같은 관광 프로젝트와 연계해 상권을 활성화할 예정이다.

주민 활기 분야로는 노인교실, 여가 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주거 생활·안전 케어 센터'를 조성한다. 또 공영주차장과 옥상 속 도심 공원 등 생활밀착형 기반시설을 확충하고, 위험한 시설물을 정비해 골목환경을 개선해 환경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계획이 발표되자 공청회에 참석한 충무동 일대 주민들은 도시재생이 아닌 재개발을 진행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냈다.

완월동재개발추진위원회(가칭) 김영수 위원장은 "도시재생에서 말하는 여성 인권 증진, 지역상권 활성화, 주민 공간 확충 등은 재개발이 되면 젊은 층 인구유입으로 자연스럽게 해결된다"며 "문화예술 프로그램, 역사관 건립, 그림 전시 등은 주민에게 아무런 경제적 도움을 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집들이 경매로 넘어가는 어려운 상황에서 주민들은 여러 번 재개발 의견을 냈는데도 전혀 반영이 안 되고 있다"며 "서면 300번지, 해운대 609 등 다른 집창촌은 모두 재개발로 50층이 넘는 건물을 올리고 있는 만큼, 다른 구와의 형평성을 맞춰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주민들이 도시재생에 반대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박진홍 기자)

 

다른 주민들은 "구청장은 왜 주민 의견을 무시하고 독단으로 도시재생을 밀어붙이느냐"며 서구 관계자를 상대로 한때 언성을 높였다.

일부 주민은 도시재생 계획에 찬성하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한 주민은 "이 지역에는 고도제한이 걸려 있어 높은 건물을 올리기 쉽지 않은데, 재개발하려면 이런 제한들을 해제할 때까지 또 하염없이 기다려야 할 것"이라며 "도시재생으로 기업이 투자하고 젊은 사람들이 유입된 인접 지역 사례도 있는 만큼, 재생사업을 통해 동네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 서구는 도시재생 예산 확보를 위해 지난 12일 국토교통부에 도시재생 뉴딜사업 공모신청을 마친 상태다.

공모 당선으로 국비와 시비 각각 150억원을 포함해 사업비 320억원을 확보한 뒤, 내년부터 5년간 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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