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 (사진=부산CBS 박진홍 기자)
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에서 펼쳐지는 각종 음악 공연 소음 때문에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지만, 명확한 공연 기준이 없어 지자체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부산 대표 달동네에서 연간 250만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관광 명소로 탈바꿈한 사하구 감천문화마을.
유동인구가 많은 마을 삼거리 한쪽 편에는 나무 데크로 된 간이 공연무대가 마련돼 있다.
최근 주말에 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을 위해, 이곳에서는 국악과 오페라 등 각종 문화공연이 펼쳐졌다.
각종 문화공연이 펼쳐진 감천문화마을 내 간이 공연무대. (사진=부산CBS 박진홍 기자)
문제는 이 장소 주위로 상점과 주택이 다닥다닥 붙어있다는 점이다.
지난 21일 만난 주민과 상인들은 일상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공연 소리가 커 고통스럽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상인 황모(54·여)씨는 "손님들이 주문하는 데 바로 앞에서 이야기하는데도 안 들릴 정도였다"면서, "주민들이 항의하니 소리를 조금 줄이긴 했지만, 소리가 위로 울려서 퍼지니까 바로 옆에 있는 집들은 시끄러운 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60대 주민 김모씨도 "주말에 성악가들이 2~3시간씩 가곡도 부르고 판소리도 하는데, 특히 무대와 맞닿아 있는 집들은 '사람 못 살겠다'고 할 정도로 시끄럽다"고 말했다.
간이 공연무대 주위로 상점과 주택이 밀집해있는 모습. (사진=부산CBS 박진홍 기자)
급기야 일대 주민과 상인들은 지난주 관할 사하구청에 공연 장소 변경, 마을 안 앰프 사용 금지 등을 요구했다.
구청과 문화공연을 배정하는 감천문화마을 주민협의회는 우선 주최 측과 논의해 오는 12월까지 예정돼있던 퓨전 국악 공연 장소를 감내아랫길 간이무대로 옮기기로 했다.
구청은 앞으로 소리가 크거나 장시간 이뤄지는 공연은 자제하도록 지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공연과 관련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비슷한 문제 제기는 언제든 다시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이다.
관광지가 된 집에서 사생활 침해로 고통받는 주민과 마을 활성화를 바라는 또 다른 주민들 사이 갈등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공연 기준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사하구청 관계자는 "이곳 행사 관리 주체는 기본적으로 마을 주민협의회이기 때문에 공연 여부 등 결정은 협의회 소관"이라면서도, "관련 민원이 구청으로 계속 들어오는 만큼 기준 마련 등은 앞으로 주민협의회와 논의해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