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마을버스 기사 '숙취운전' 적발…"음주측정 관리 강화해야"

부산서 마을버스 기사 '숙취운전' 적발…"음주측정 관리 강화해야"

"술 냄새 난다" 승객 신고로 덜미
업체, 음주 측정 결과 확인 안 해
부산시, 시내버스 음주 감지 시스템 강화
"마을버스도 음주운전 예방 장치 강화해야"

부산의 한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시민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정혜린 기자부산의 한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시민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정혜린 기자부산에서 숙취 운전을 하던 마을버스 기사가 승객 신고로 적발됐다. 최근 부산시가 시내버스 음주 감지 시스템을 강화한 가운데, 마을버스에도 음주운전 예방책을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8일 부산 영도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0분쯤 부산 영도구에서 "마을버스 기사에게서 술 냄새가 난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버스 기사 A(50대·남)씨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한 결과 면허 정지 수준의 수치가 나왔다. A씨는 "전날 저녁에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
 
A씨는 이날 오전 버스 운행 전 음주 측정을 실시했지만, 음주 측정기에 오류가 발생하자 별다른 조치 없이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마을버스 업체 관리자는 버스 기사가 운행 전 음주 여부를 확인하고 기록해야 했지만, 당시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영도구 설명이다.
 
부산 영도구 관계자는 "이른 아침이라 현장에 관리자가 없을 경우 CCTV에 음주 측정 결과를 보여주고, 관리자는 화면을 통해 바로 결과를 확인하고 기록해야 한다"며 "당시 음주측정기가 고장 났고, 관리자가 음주 측정 결과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부산에서는 최근 버스 기사의 음주운전 사례가 잇따랐다. 지난 7월 부산 영도구에서는 시내버스 운전기사가 면허 취소 수준의 숙취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다가 뒤늦게 적발됐다. 지난해 5월에는 한 시내버스 운전기사가 회사 경비원에게 음주 대리 측정을 시킨 뒤, 음주 상태로 버스를 몰다가 승객 신고로 경찰에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이에 부산시는 지난 10월 시내버스에 홍채·안면 인식과 음주 감지를 동시에 진행해 음주 대리 측정을 차단하는 시스템을 전국 최초로 도입했다. 음주가 감지되면 경보음이 울리고 관리자에게 즉각적으로 통보된다.부산시가 시내버스 영업소에 생체 인식 음주측정 시스템을 도입했다.  부산시 제공부산시가 시내버스 영업소에 생체 인식 음주측정 시스템을 도입했다. 부산시 제공다만 시내버스와 달리 운영·관리 권한이 16개 구·군에 있는 마을버스에는 이 같은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는다. 부산시는 향후 마을버스에도 확대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전혀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음주 측정 관리 미비로 인한 마을버스 음주운전이 발생하자, 마을버스에 대한 음주운전 예방 안전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진유 경기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마을버스 업체가 영세하고 운영 측면에서 사각지대가 있는 건 사실"이라며 "게다가 마을버스는 더 좁은 골목길을 다니고, 부산지역에는 경사가 심한 도로가 많기 때문에 사고 위험이 커 마을버스에 대한 음주운전 예방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요한 건 시민의 안전"이라며 "부산시는 구청에만 이를 맡겨둘 것이 아니라 구청과 합의해 음주 감지 시스템 강화에 대한 예산 일부를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산 영도구는 해당 마을버스 업체에 대한 현장점검을 통해 음주 감지 실태를 조사하고, 과태료 부과 등 행정 처분을 결정할 계획이다. 추후 마을버스 음주 감지 시스템에 대한 개선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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