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부산에서 아빠의 육아휴직이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부산의 아빠 육아휴직자는 3300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고, 전체 육아휴직자 가운데 아빠 비중은 30%에 육박했다. 일과 가정의 균형을 중시하는 인식 확산과 제도 개선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국가데이터처가 17일 발표한 '2024년 육아휴직 통계'를 보면, 지난해 부산에서 만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육아휴직자는 1만1358명으로 집계됐다. 전년(1만1053명)보다 2.8% 늘었고, 지역별 통계가 공개된 2015년 이후 가장 많다. 9년 전과 비교하면 1.4배 증가했다.
증가세를 이끈 것은 아빠 육아휴직이다. 지난해 부산의 아빠 육아휴직자는 3300명으로, 전년(2750명)보다 20% 늘었다. 2015년 412명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9년 새 8배가량 급증한 셈이다. 이에 따라 부산 전체 육아휴직자 가운데 아빠가 차지하는 비중은 29.1%로, 전년(24.9%)보다 4.2%포인트 뛰었다. 10명 중 3명꼴이다.
반면 엄마 육아휴직자는 감소했다. 2023년 8303명에서 지난해 8058명으로 3.0% 줄어, 2019년 이후 5년 만에 감소세를 보였다. 여전히 절대 수는 엄마가 많지만, 증가 흐름만 놓고 보면 아빠 쪽이 훨씬 가파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유연근무 확산과 기업 내 육아휴직 문화 개선, 남성의 돌봄 참여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가 맞물린 결과로 본다. 실제 부산의 육아휴직 사용률(부모 전체)은 2023년 33.7%에서 지난해 36.0%로 2.3%포인트 높아졌다.
다만 한계도 분명하다. 육아휴직은 여전히 대기업에 집중돼 있다. 지난해 전국 기준 아빠 육아휴직자의 63.8%는 종사자 300명 이상 사업장에 근무했다. 4명 이하 영세업체에서의 아빠 육아휴직 비중은 5.0%에 그쳤다. 규모가 작은 사업장일수록 육아휴직을 쓰기 어려운 구조가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아빠 육아휴직이 '특별한 선택'이 아니라 일상적인 권리가 되기 위해서는 중소·영세사업장까지 제도가 안착할 수 있도록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