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정치권에서는 "박형준 부산시장과 김도읍 의원 간의 성과 경쟁이 내년 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김도읍 의원. 국민의힘 제공서부산권의 오랜 숙원사업들이 잇따라 결실을 맺고 있다. 지난 9월 가락IC 출퇴근 시간 무료화에 이어, 이번엔 강서구 강동동 일원 복합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GB(개발제한구역) 해제가 국토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했다. 두 사업 모두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부산 강서구)이 물밑에서 주도적으로 조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정치권에서는 "박형준 부산시장과 김도읍 의원 간의 성과 경쟁이 내년 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부산권 개발 성과를 둘러싼 미묘한 신경전이 본격화되면서, 두 사람의 행보가 일찌감치 지방선거 구도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서부산권 복합산단, 42만평 규모 GB 해제
서부산권 복합단업단지 예정지 일원 그린벨트가 해제됐다. 부산시 제공24일 CBS노컷뉴스 종합취재 결과, 국토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는 지난 23일 회의에서 '서부산권 복합산업단지 개발사업'을 최종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부산 강서구 강동동 일원 42만평(138만5526㎡) 규모의 GB가 해제되며, 9800억 원 규모의 복합산단 조성사업이 본격화된다.
김도읍 의원은 "이 사업은 서부산권 산업구조를 단순 제조업 중심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시키는 중차대한 사업"이라며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복합산단은 바이오·신소재·전자·기계·물류 등 첨단 업종이 집적되는 형태로 개발되며, 인근 제2에코델타시티·연구개발특구·공공주택지구와 연계돼 '연구–산업–주거'가 연결된 서부산권 성장벨트의 핵심축이 될 전망이다.
가락IC 무료화 이어 두 번째 결실
이번 GB 해제는 지난달 가락IC 출퇴근 시간 통행료 무료화 결정에 이어 김 의원이 서부산권에서 연이어 이끌어낸 두 번째 성과다.
국토부와 한국도로공사가 예산 문제로 난색을 표했지만, 김 의원은 수년간 관계기관을 상대로 설득전을 벌이며 부산시의 전면 무료화 결단을 이끌어냈다.
당초 부산시는 일부 차량만 무료로 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김 의원이 "화물차를 제외하면 물류 경쟁력이 약화된다"고 지적하며 압박한 끝에 전 차종 무료화로 결론이 났다.
지역 정가에서는 "서부산권 현안 해결의 물밑에는 늘 김도읍이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책위의장으로 전국 현안에서도 존재감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는 김 의원은 중앙 정치무대에서도 연일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신생아특례대출' 규제 강화를 정면 비판하며 "출산율 제고 정책 취지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또 10·15 부동산 대책에 대해 "현금이 없으면 월세 살라는 말과 다름없다"며 "실수요자만 피해를 보는 아마추어식 정책"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당 안팎에서는 "지역 현안을 챙기며 중앙 정치에서도 메시지를 내는 정치인"이라며, 김 의원이 내년 지방선거 국면의 '정책형 주자'로 부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형준 3선 도전 공식화 속, 성과 경쟁 본격화
박형준 시장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3선 도전을 공식화하며, 시정 성과를 적극적으로 부각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박형준 부산시장이 3선 도전을 공식화한 가운데, 서부산권 주요 사업의 성과를 두고 두 사람 간의 미묘한 신경전이 감지된다.
복합산단 GB 해제와 가락IC 무료화 모두 서부산권의 핵심 현안이었지만, 시와 김 의원 측은 각기 "자신의 노력의 결과"라며 홍보에 나서고 있다.
시정 측은 "시가 주도한 행정 절차의 결과"를 강조하고 있지만, 김 의원 측은 "국토부와 중앙도시계획위 설득 과정에서 김도읍 의원의 지속적인 조율이 결정적이었다"고 맞서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박 시장이 시정 성과로 강조하려는 시점에 김 의원이 중앙정부 라인에서 결과를 가져오며 '정책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됐다"고 평가한다.
특히 김 의원이 강서권 개발의 실질적 설계자 이미지를 굳히며 서부산 민심의 결집점으로 떠오르자, 내년 지방선거에서 두 사람이 '행정의 속도 vs 정치의 실효성'으로 맞붙을 가능성도 관측되고 있다.
지역 정가 "사실상 시장 도전 수순"
부산 정가에서는 김 의원의 행보를 두고 "사실상 시장 도전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한 중진 의원은 "김도읍 의원은 지역 현안을 성과로 연결하는 정치력을 연일 입증하고 있다"며 "박 시장의 3선 도전 구도 속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강서구 현안은 단순한 지역개발이 아니라 부산의 산업 지도를 바꾸는 일"이라며 "그 중심에 김도읍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내년 정치 구도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