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일 기장군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어린 자매가 숨졌다. 김혜민 기자부산에서 노후 아파트 화재로 어린이를 포함한 다수의 인명피해가 연이어 발생한 가운데 부산시가 노후 건축물과 재난약자 화재 예방 종합 대책을 추진한다.
시와 관계기관은 아이돌봄 서비스를 확대하는 한편 임대아파트를 중심으로 간이 스프링클러를 시범 설치하는 등 안전망을 강화할 방침이다.
시는 노후 아파트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재난약자 화재 예방 전담팀(TF)'을 구성하고 재난약자 화재 예방 대책을 추진한다고 4일 밝혔다.
시 관계 부서를 비롯해 소방 등 관련 기관이 참여하는 전탐팀은 재난약자의 안전 사각지대 해소를 목표로 월 1차례 회의를 통해 지역 실정에 맞는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혼자 있지 않도록…" 아이돌봄 서비스 강화
시는 먼저, 화재 당시 집에 머물고 있던 아동들이 연이어 목숨을 잃은 것과 관련해 24시간 아이돌봄 지원정책을 확대하기로 했다.
시는 체계적인 아이돌봄 지원을 위해 나이에 맞는 아이돌봄 기관들을 안내하는 '아동돌봄 AI통합 콜센터'를 내년에 구축할 예정이다.
또, 야간 시간(오후 10~오전 6시)대 아이돌봄서비스 확대를 위해 아이돌보미 돌봄수당 마련을 위한 긴급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취학 전 영유아에게는 주말·공휴일에도 돌봄이 가능한 '부산형 365 열린 시간제 어린이집'을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지역별 야간 보육수요를 반영한 야간 연장 어린이집 10곳과 시간제 보육 제공기관 10개반 이상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 6월 부산진구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어린 자매가 숨졌다. 정혜린 기자시는 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방과 후 돌봄기관의 야간보호 시간을 기존 오후 9시에서 오후 10시까지로 연장 운영하기로 했다.
노후 공동주택 대상 점검과 안전교육 추진
시는 이와 함께 재난약자 거주 비율이 높은 노후 공동주택(아파트·다세대주택·연립주택) 대상 전수조사와 점검을 추진한다.
시는 이번 달 말까지 지역 내 3400여 곳에 해당하는 스프링클러 미설치 공동주택 단지를 대상으로 긴급 화재 안전 전수 합동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점검에는 시 관계부서와 소방재난본부, 관할 구·군, 전기안전공사, 민간 전문가 등이 참여한다.
노후 아파트 인접 초등학교와 화재우려 아파트 입주민을 대상으로 안전교육 및 훈련을 추진한다. 현재 노후 아파트 인접 초등학교 252곳 중 208곳에 대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으며, 나머지 44곳은 개학에 맞춰 교육할 예정이다.
또, 화재 우려 대상 아파트 42개 단지를 선정해 이달 말까지 입주민 중심 소방 훈련을 실시할 방침이다.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 단계적 추진
시와 관계기관은 재안전용품 보급과 시설 보강 사업도 추진한다.
부산도시공사는 임대아파트 10세대에 간이 스프링클러를 시범설치할 계획이다. 공사는 연내에 120세대에 추가로 간이 스프링클러를 설치한다는 목표다.
소방재난본부 역시 내년도 시범사업을 통해 노후 아파트 30세대를 대상으로 목재 방화문 설치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는 모두 11억원을 들여 내년까지 1만7천세대를 대상으로 전기 안전 멀티팁과 단독 경보형 연기 감지기를 보급하기로 했다.
부산시 김기환 시민안전실장이 4일 재난약자 화재 예방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박중석 기자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안전대책도 실시한다.
스프링클러가 미설치된 사회복지관 34곳에 스크링클러를 설치하고, 어린이집과 복지지설, 요양병원 등에 대해서는 하절기 시설 안전 점검과 연 1회 대피훈련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소방과 전기, 가스 등 관련 분야 퇴직 전문인력을 활용해 재난 약자가 다수 이용하는 노인복지관 등을 대상으로 하는 '화재예방안전기동단'을 운영할 방침이다.
시는 이와 함께 멀티 콘센트의 부적절한 사용으로 인한 화재사례와 대피 요령 등 대시민 홍보도 강화하기로 했다.
박형준 시장은 "대책을 빈틈없이 추진해 시민의 안전을 확보하고 화재로부터 안전한 도시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이와 함께 촘촌한 돌봄서비스를 통한 사회 안전망 강화에도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