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해수욕장 콘텐츠 차별화 시도에도…효과는 "글쎄"

해운대해수욕장 콘텐츠 차별화 시도에도…효과는 "글쎄"

'해운대 페스타' 행사장 썰렁…일부 프로그램 중단
최근 다양한 콘텐츠 시도, 번번이 실패로 끝나
전문가 "시류 편승해선 안 돼…정교한 분석 필요"

29일 부산 해운대페스타 축제장에 마련된 DJ공연장 모습. 운영이 중단돼 시설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김혜민 기자 29일 부산 해운대페스타 축제장에 마련된 DJ공연장 모습. 운영이 중단돼 시설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김혜민 기자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방문객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기 위해 마련된 '해운대 페스타'가 저조한 관심 속에 파행을 빚고 있다. 비슷한 현상이 해마다 되풀이되는 만큼, 보다 정교한 분석을 바탕으로 해운대만의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평일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해운대 페스타' 행사장. 백사장 위에서 유격훈련 체험을 하는 '강철부대' 체험장은 이용객 없이 밧줄과 그물 등 시설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바로 옆 푸드트럭 구역에는 시원한 음료와 물회, 닭강정 등 다양한 먹거리를 팔고 있지만 오가는 사람을 눈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한산하다. 가장 넓은 구역을 차지한 'DJ파티장'은 의자 수백 개가 깔려 있었다. 해운대구 관계자에게 운영 여부를 묻자 "야간에 디제잉 공연을 했었지만 지금은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해운대 페스타'는 해수욕장 방문객이 해수욕 이외에 이색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마련한 축제로, 해운대구가 민간 업체와 함께 올해 첫선을 보였다. 그러나 기대했던 관광객 유인 효과는 얻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다음 달 31일까지 하루 두 차례 선보일 예정이던 'DJ공연'은 저조한 관심 속에 지난 22일부터 운영을 중단하는 등 축제는 사실상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 관계자는 "운영을 중단한 DJ공연장은 남은 개장기간 동안 어떻게 운영할지 해운대 페스타 조직위원회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29일 부산 해운대페스타 축제장에 마련된 강철부대 체험 공간이 한산한 모습. 김혜민 기자 29일 부산 해운대페스타 축제장에 마련된 강철부대 체험 공간이 한산한 모습. 김혜민 기자 최근 광안리나 다른 지역 해수욕장들이 해수욕 이외에 다양한 즐길 거리와 특색으로 주목받자, 해운대구도 '왕좌'를 지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특히 저조한 20~30대 방문객 수를 늘리기 위해 콘텐츠 차별화에 나섰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인증샷(인증 사진)'을 남기려는 MZ세대를 겨냥해 2022년 선보인 '파노라마 해운대'는 이용객이 저조해 결국 철거했다. 지난해에는 젊은층 사이에서 몸 가꾸기 열풍이 불고, 강릉 강문해변 '머슬비치'와 양양 '스트롱비치'가 인기를 끌자 해운대도 '해변 야외 헬스장'을 운영했지만 올해는 자취를 감췄다.

이는 정교한 수요 분석 없이 인기와 시류에 편승한 콘텐츠만 도입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해운대구는 매년 해수욕장 방문객 수를 휴대전화 위치 정보로 분석해 집계하고, 성별과 연령 등 정보를 파악하고 있지만 단순 수치 측정에 머물고 있다. 이용객 대상 설문조사도 만족도를 묻는 수준에 그치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관광객 유인을 위한 콘텐츠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이보다 더 정교한 조사나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동의대 호텔·컨벤션경영학과 여호근 교수는 "단순히 타지에서 인기를 끌었던 콘텐츠 몇 개 보완해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운영하는 걸로는 한계가 있는 게 당연하다. 분명한 타깃층을 정하고 심도 있는 분석을 선행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설문조사도 만족도를 측정하는 건 제대로 된 결과를 받아보기 어렵다. 정확한 선호를 확인하려면 연령과 내·외국인 등 계층을 구별해 구체적인 질의를 해야 한다"며 "한국관광공사나 각종 스타트업에서 데이터를 수집해 활용하는 방식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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