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치어테이너 이아영, 팬들과 함께하는 '비치코밍'. 부산관광공사 제공이아영 팬들과 함께한 '비치코밍', 특수목적 관광객 몰린다
지난 9일 해운대 해변에서는 이색적인 광경이 펼쳐졌다. 대만 프로야구 '푸방 가디언스(신베이시 연고)' 소속 치어리더로 많은 팬이 있는 한국인 '이아영'과 그녀를 보러온 팬 140여 명이 한곳에 모여 해변 쓰레기를 줍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대만은 '치어테이너(치어리더+엔터테이너)'가 아이돌급 인기를 끌고 있다. 팬들은 이아영과 부산 곳곳을 여행하기 위해 'ESG 방한 관광상품'으로 부산을 찾은 특수목적 관광객(Special Interest Tourist, SIT)이다.
이른 아침부터 이들은 본인이 좋아하는 연예인과 함께 환경정화 활동을 하는 비치코밍(beach-combing)도 하고, 사진도 찍었다. 2박 3일 일정인 이번 상품은 팬 미팅, 돼지국밥 등 부산 로컬 음식, 요트투어, 부산근현대역사관 방문 등으로 다채롭게 구성됐다. 출시하자마자 불티나게 팔렸고, 다음 관광상품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대만과 홍콩 등 중화권 관광객이 부산에 몰려온다. 부산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5월까지 부산을 방문한 중화권 관광객이 30만명(대만 24만9968명, 홍콩 5만9614명)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해 중화권 관광객은 60만 명을 넘어서 역대 최다를 기록했는데, 이 추세라면 지난해 기록도 곧 깨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해 대만 관광객은 50만 456명이 부산을 찾아 일본을 제치고 가장 많은 외국인 방문국 1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타이베이 코리아 트레블 엑스포 부산홍보부스. 부산관광공사 제공중화권 관광객, 부산 로컬음식·축제에 매료
중화권 관광객들이 부산을 선호하는 이유로는 미식과 축제를 꼽았다. 실제 부산관광공사가 △BOF 소비자 행사(타이베이, 4.12~13) △ATTA 국제관광전시회(타이중, 4.25~28) △KTF 국제여행박람회(가오슝, 5.9~12) 등 박람회장에서 1만 5796명에 대해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20~30대 여성 자유여행객 비중이 압도적으로 컸다.
또, 돼지국밥, 부산어묵, 씨앗호떡 등 부산 로컬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고, 부산불꽃축제, 부산국제영화제 등 아시아 대표 축제로 자리 잡은 콘텐츠를 부산의 한가운데서 즐기려는 수요도 많았다.
부산관광공사가 대만 항공사와 함께 내놓은 돼지국밥 기내식은 석 달간 총 1637개가 팔렸고, 올해 열릴 부산불꽃축제 티켓은 고가에도 불구하고 2천장 이상 팔렸다.
크루즈 관광이 갈수록 활성화한 것도 중화권 관광객에게는 매력적이다. 올해 부산항에는 크루즈선 185척이 입항하고 약 30만 700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입항수와 관광객 수 모두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전용 자유이용권형 관광패스인 '비짓부산패스' 추진과 중국의 주요 간편결제 수단인 '위챗페이' 연계 등 디지털 기반 관광 서비스도 이점이다.
동북아 주요 도시의 관광상품을 비교 분석한 트립어드바이저의 소비자 만족도 분석에서 부산은 동북아 8개 주요 도시 중 2위를 기록했다.
제19회 부산불꽃축제. 김혜민 기자부산 최단기간 외국인 관광객 100만명 돌파, 올해 300만명 넘기나
올해 4월까지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수는 106만 1284명으로 관련 통계를 발표한 2014년 이래 가장 빨리 100만명을 돌파했다.
중화권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올해 부산 전체 관광객 수와 중화권 관광객수도 역대 최대치를 갈아 치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맞춰 부산관광공사는 중화권 지역별 타킷 마케팅을 펼칠 방침이다.
대만 북부 지역 대비 중·남부 지역의 부산 미방문율이 높게 나타난 만큼, 이 지역을 대상으로 부산만의 차별화한 콘텐츠로 마케팅에 나선다. 홍콩은 재방문율이 높은 시장으로 꼽혀 단골고객을 공고히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또, 9월 'K-관광 로드쇼 in 홍콩', '부산 단독 로드쇼 in 타이베이', 11월 '타이베이국제여전(ITF)'에 지역 관광업계와 공동 참가해 지속적인 중화권 마케팅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부산관광공사 이정실 사장은 "지난해 대만·홍콩 등 중화권 관광객이 60만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고, 올해도 역대 최다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는 300만 관광객 도시 달성을 목표로 차별화된 콘텐츠 발굴과 집중 홍보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