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인가, 실패인가" 박형준 3년, 여야 '엇갈린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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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인가, 실패인가" 박형준 3년, 여야 '엇갈린 평가'

핵심요약

8일, 박형준 부산시장 시정 3년 평가 토론회 잇달아 열려
"공약 97% 이행? 속 빈 강정" vs "성과는 팩트"…정반대 평가 쏟아내
오전엔 국민의힘 이준호 "성과는 팩트로…글로벌도시 기틀 마련"
오후엔 민주당 반선호 "행정 무능, 시민 삶과 괴리된 3년"
지방선거 1년 앞두고 본격적인 '프레임 싸움' 시작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 1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난 3년간의 시정 성과를 발표했다. 부산시 제공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 1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난 3년간의 시정 성과를 발표했다. 부산시 제공박형준 부산시장의 민선 8기 시정 3년을 두고 여야 시의원이 같은 날 각각 평가 토론회를 열고 극명히 엇갈린 시각을 드러냈다. 오전에는 국민의힘 이준호 시의원이 참석한 '긍정 평가' 중심의 토론회가, 오후에는 더불어민주당 반선호 시의원이 나선 '비판 일색' 토론회가 각각 열려 지방선거를 1년 앞두고 본격적인 여론전이 시작됐음을 알렸다.

오전엔 "성과는 팩트"…글로벌도시 기틀 주장

8일 오전 10시 30분 부산시의회 지하 의원회관 회의실에서 열린 첫 번째 토론회는 글로벌부산 시민연합과 부산미래시민포럼이 공동 주최했으며, 정책 중심의 객관적인 시정 평가를 목표로 했다.

정무섭 동아대 교수가 '팩트체크로 본 민선 8기 3년'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맡아, 박형준 시장이 추진해 온 주요 정책들의 수치와 결과를 분석했다.

발제에서는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 기반 마련 △도시균형발전 노력 △가덕신공항 추진 진척 상황 등이 주요 성과로 언급됐다.

좌장은 남일재 동서대 교수가 맡았으며, 이어진 토론에는 국민의힘 이준호 부산시의원(부산 금정), 허성회 글로벌부산 시민연합 공동대표, 최미경 부산여성단체협의회장, 이철진 동서대 교수, 오재환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사 등 시민사회와 학계, 시 산하기관 인사들이 고루 참여했다.

토론자들은 △문화예술 정책 △여성정책 △지역 균형 발전 △민간 협력 모델 △시의회와의 협치 가능성 등 다양한 시정 영역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이준호 시의원은 "성과는 수치로 증명된다"며 "정치적 논쟁보다 시민이 체감하는 결과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오재환 대표는 "문화정책은 지난 3년간 지역 예술인 지원 확대, 콘텐츠 다양화 등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글로벌부산 시민연합 허성회 대표는 "도시 미래를 위한 중장기 계획이 보완돼야 한다"고 지적했고, 여성단체 측 최미경 회장은 "여성 정책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평가했다. 전체 토론은 90분간 진행됐으며, 시정 평가와 함께 남은 1년의 과제와 정책 방향에 대한 의견도 다뤄졌다.

8일 오전 10시 30분 부산시의회 지하 회의실에서 열린 박형준 시장 시정 3년 평가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국민의힘 이준호 (부산 금정구)시의원. 강민정 기자8일 오전 10시 30분 부산시의회 지하 회의실에서 열린 박형준 시장 시정 3년 평가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국민의힘 이준호 (부산 금정구)시의원. 강민정 기자특히 이준호 시의원은 "부산은 가덕신공항, 15분 도시 조성 등 중장기 기반 사업에서 가시적 성과를 만들어냈다"며 "정치적 공방보다 남은 1년 동안 실질적인 성과 창출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오후엔 "행정 무능, 시민 체감은 없다"

오후 2시, 시의회 2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두 번째 토론회는 '박형준 시정 3년 공과(功過) 그리고 부산의 미래'를 주제로 부산공공성연대 등 6개 시민단체가 공동 주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반선호 시의원(비례)은 박 시장 시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반 시의원은 "시장 개인의 정치적 셀프 브랜딩에 시정이 집중됐다"며 "시민을 위한 정책은 외면한 채, 자신이 원하는 콘서트홀이나 영어방송 등 보여주기식 사업만 밀어붙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시정 3년의 성과를 묻는다면 '도대체 뭐 했느냐'는 질문 외에 할 말이 없다"며 "행정의 실패 책임은 박 시장에게 있지만, 의회도 이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자성과 반성을 함께 밝혔다.

8일 오후 2시 부산시의회 2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박형준 시장 시정 3년 평가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반선호 시의원(비례). 강민정 기자8일 오후 2시 부산시의회 2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박형준 시장 시정 3년 평가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반선호 시의원(비례). 강민정 기자반 의원은 또 "택시 기사, 자영업자, 시민 누구도 박형준 시장의 정책으로 삶이 나아졌다고 말하지 않는다. 숫자로 포장된 시정보다 시민이 체감하는 삶의 질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와 시정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해야 할 시 행정부가 국민의힘과의 관계조차 제대로 풀지 못했다는 점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비판 쏟아낸 전문가…"숫자놀음, 공허한 97%"

이날 두 번째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선 차재권 부경대 교수 역시 박 시장의 공약 이행률 97%라는 수치를 "속 빈 강정"이라 일축했다. 그는 "매니페스토 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았지만, 정작 재정 확보율은 16개 시도 중 14위에 불과하다"며 "포장에만 집중한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차 교수는 "대형 사업 대부분이 부실하게 관리되고 있으며, 시민 체감도는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성과 통계가 아닌 시민 눈높이에 맞춘 정책 설계와 실행력"이라고 강조했다.

지방선거 1년 앞두고 '전선' 형성

이번 두 차례 토론회는 지방선거를 1년 앞두고 여야가 서로 다른 평가 프레임을 구축하며 본격적인 전선 형성에 나선 첫 계기로 풀이된다.

'오전과 오후로 나뉜 '양분된 토론회'는 그 자체로 박형준 시정에 대한 정치적 온도차를 보여준다.

시민사회 역시 반응은 엇갈렸다.

오전 토론회에 참석한 오재환 부산문화재단 대표는 "문화예술 분야에서의 시정 성과는 뚜렷하다"고 평가한 반면, 오후 토론회 참석자들은 "콘서트홀, 영어방송 등은 시민 우선 과제에서 벗어난 전시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시민 삶 중심 정책 전환, 남은 1년 과제

이날 토론회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시민 체감'이었다.

양 진영 모두 박형준 시장의 남은 1년에 대해 "시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킬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했다.

박 시장은 내년 3선 도전을 시사하고 있지만, 이날 나온 각종 평가와 여론지표는 녹록지 않다.

"숫자가 아닌 삶의 질로 평가받겠다"던 박 시장의 남은 1년이 어떤 성적표로 귀결될지 시민의 시선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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