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변성완 부산 강서구 지역위원장이 7일 부산시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서구에 해수부 유치가 필요한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강민정 기자.해양수산부의 부산 신청사 입지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부산 강서구가 여야 정치권의 정면 격돌지로 떠오르고 있다.
강서구는 해양산업 인프라와 정주환경을 모두 갖췄다는 점에서 유력한 이전 후보지로 꼽히지만, 실제로는 '스윙 스테이트(경합지)'로 불리는 지역 특성상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에게 상징적 승부처로 통한다.
해수부 유치에는 공감하지만, 그 공을 누가 먼저 잡느냐를 두고 양측은 유치전을 넘어 '기싸움'에 가까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 "강서해양혁신지구, 해양수도 완성 핵심 거점"
더불어민주당 강서지역위원회는 7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서구를 해수부 신청사 이전은 물론 해사법원, 해운대기업, 해양지식산업까지 집적하는 '강서해양혁신지구'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변성완 지역위원장은 "부산 강서야말로 준비된 도시"라며 "이전 대상 기관의 직원과 가족까지 모두 품을 수 있는 교육, 교통, 정주 여건을 완벽히 갖췄다"고 강조했다.
변 위원장은 특히 "800여 명의 해수부 직원을 품을 정주 인프라를 마련하고, 전국 단위 자율형 사립고 '부산 바다고' 설립, 국제수로기구(IHO) 인프라센터 유치 등으로 해양산업 미래를 실현할 전략적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유치를 외치기 전에, 유치될 수밖에 없는 도시가 되겠다"며 승부수를 던졌다.
국민의힘 "임시청사도 확보…실제 준비는 우리가 먼저"
국민의힘은 같은 날 오전, 변성완 위원장의 기자회견 몇 시간 전 강서구 소속 광역·기초의원들이 먼저 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수부 이전의 현실적 최적지는 강서구"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명지국제신도시 내 8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임시청사가 이미 확보돼 있고, 가덕신공항·부산신항·에코델타시티·철도망이 맞물린 트라이포트 요충지라는 점에서 경쟁력이 뚜렷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도읍 국회의원(강서구)은 이날 페이스북에 '해수부 이전 최적지는 강서구'라는 카드뉴스를 게시하며 관련 자료를 해수부에 지난 3일 전달했다고 밝혔다.
부산 강서구가 지역구인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해수부 유치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의원실 제공카드뉴스에는 정주·교통·의료·교육 여건, 임시청사 확보 상황, 배후 물류 단지 등이 구체적으로 정리돼 있다.
김도읍 의원은 "좋은 반응을 받았다"며 강서구 유치 추진에 앞장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해수부 유치, 결국 지방선거 전초전?
지난 6.3 조기대선에서 강서구가 부산 유일의 '이재명 승리 지역'이라는 점은 양측 모두에게 간과할 수 없는 정치적 의미다.
지난해 총선에서는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 승리했지만, 지난 6월 대선에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명지1·2동과 신호동을 중심으로 승기를 잡으며 '스윙 스테이트'로 부상했다.
평균 연령이 40세 안팎으로 부산에서 가장 젊은 도시인 강서는 신도시 유입 인구가 많아 선거마다 민심이 출렁인다.
해수부 유치를 위해 부산 강서구 선출직 의원들이 7일 시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부산시의회 제공.각 정당은 해수부 유치 성과를 내년 지방선거 전략과 직결시키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의 해양 공약을 실현할 진짜 거점은 강서"라며 표심 공략에 나섰고, 국민의힘은 "준비된 것은 우리"라며 선제 대응에 나섰다.
해수부 유치 결과가 실제로 어느 정당의 손에 쥐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그 과정에서 강서구가 지선 전략의 최전선으로 떠올랐다는 것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