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호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26일 서울 중구 원자력안전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216회 원자력안전위원회 회의에서 위원들과 안건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부산 기장 고리 원자력발전소 1호기 해체가 영구정지 8년 만에 승인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은 12년에 걸쳐 고리1호기를 단계적으로 해체할 방침이다.
원안위, 고리 1호기 해체 승인…한수원 신청 8년만
최원호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26일 서울 중구 원자력안전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216회 원자력안전위원회 회의에서 위원들과 안건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원자력안전위원회는 26일 제216회 회의를 열고 고리 1호기 해체 승인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한국수력원자력이 2021년 해체 승인을 신청한 지 4년 만이다.
고리 1호기는 1972년 건설 허가가 난지 53년만, 2017년 영구정지가 결정된 지 8년 만에 본격 해체에 돌입하게 됐다.
고리1호기는 1978년 4월 29일 상업 운전을 시작한 우리나라 최초 원자력발전소다. 가압경수로 방식의 전기출력 587메가와트(MWe)급 원전이다.
원자력안전법은 원전을 해체하려면 영구정지 5년 내로 해체 승인을 신청하도록 하고 있다. 원안위는 한수원 질의 기간을 제외하고 신청 3년 내로 심사해야 한다.
이에 따라 한수원은 2021년 5월 고리 1호기 최종해체계획서 등 관련 서류를 원안위에 제출했다. 원안위는 다음 해인 2022년 1월부터 본심사에 착수했다.
한수원은 지난 5월부터 해체 승인 사전 작업으로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는 '제염'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수원, 12년 걸쳐 고리1호기 단계적 해체 후 부지 복원
고리1호기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제공한수원은 이번 승인을 계기로 12년에 걸쳐 고리1호기를 단계적으로 해체하고, 부지를 복원할 계획이다.
해체사업은 '해체 준비 → 주요 설비 제거 → 방사성폐기물 처리 및 부지 복원'의 순으로 추진된다.
한수원은 다음달부터 터빈건물 내 설비부터 순차적으로 해체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오는 2031년 사용후핵연료를 반출한 뒤 방사성계통에 대한 해체를 거쳐 2037년 해체를 종료한다는게 한수원의 계획이다.
한수원은 특히 이 과정에서 한수원은 방사선 안전관리와 환경보호, 지역과의 소통을 최우선 핵심 원칙으로 한다는 방침이다.
한수원 황주호 사장은 "고리1호기 해체는 단순한 설비 철거를 넘어 국내 해체기술 내재화와 전문인력 양성, 산업 생태계 조성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사업 과정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지역사회와의 신뢰를 기반으로 해체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고리1호 해체 계기, 원전 해체 시장 뛰어드나
원자력계는 고리 1호기 해체를 계기로 원전 해체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안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 세계적으로 미국, 독일, 일본, 스위스 등 4개국만이 원전을 해체해 본 경험이 있다.
다만 미국을 제외하면 대부분 연구로 혹은 실증로를 해체한 경우로 상업용 원전을 해체해 본 국가는 미국이 유일하다.
이와 관련해 한수원은 "이번 해체 사업이 한국이 원전의 전 주기 관리 체계를 갖춘 나라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자, 향후 글로벌 해체시장 진출의 시험 무대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