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방지, 대선으로" 대선주조, 지방소멸 경각심 포스터에 담아

"지방소멸방지, 대선으로" 대선주조, 지방소멸 경각심 포스터에 담아

대선주조 제공대선주조 제공대선주조가 지방소멸의 심각성을 담은 파격적인 포스터를 선보이며 지방소멸 대응에 힘을 보태고 나섰다. 소주회사가 포스터에 주요 모델을 빼고 지방소멸을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메시지를 담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도권 일극체제와 지방소멸에 자유로울 수 없는 지역 소주업계도 사회문제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12일 대선주조가 새로 선보인 포스터는 너울 파도가 역동적으로 움직는 바다 한가운데 대선159가 화면을 뚫고 나오는 것처럼 연출했다. 문구도 '지방소멸방지, 대선으로'를 넣었다. 이는 막강한 자본을 바탕으로 지역 향토업체를 잠식하고 있는 거대 주류회사에 '지역의 힘'으로 대응한다는 의미도 담았다.

실제로 수도권 주류 대기업들의 독과점, 마케팅으로 인한 막대한 자본은 오랜 세월 지역민과 희로애락을 함께한 지역 소주 업체를 고사 직전으로 몰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소매 시장에서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양사의 소주 점유율은 이미 독과점을 넘어서 80%에 육박한다. 주류 업계에서는 유흥 시장까지 포함하면 수도권 대기업의 점유율이 90%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이같은 위기는 특정 지역에 국한된 게 아니다. 대선주조(부산), 한라산(제주), 무학 좋은데이(창원·경남), 보해양조(전남), 금복주(대구·경북), 선양(대전·충남) 등 각 지역을 대표하며 오랜 시간 그곳의 문화와 함께해 온 향토 소주 기업들이 전국적으로 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다. 수도권에서 만들어진 거대 자본의 공세 앞에서 이들 지방 업체의 존립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막강한 자본력과 유통망을 앞세운 전국구 소주 브랜드들의 공세 속에서 지역 소주 업체들은 마케팅 및 영업 활동에 큰 제약을 받고 있다. 수도권 대기업의 연간 광고선전비(하이트진로 1840억원, 롯데칠성음료 1265억원 - 2024년 공시 기준)는 지역 소주 제조사의 연 매출을 훌쩍 뛰어넘는다. 일부 지역 주류사의 경우는 9배가량 차이 난다. 주정 가격, 병·뚜껑 등 부자재 비용, 물류비 상승 등으로 원가 부담은 커지고 있지만, 가격 경쟁력 유지를 위해 제품 출고가 인상에는 한계가 있다.
 
또, 통계청의 '2024년 국내 인구이동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 순유출 인구는 3년 만에 최대치(1만 3657명)를 기록했다. 수도권 3개 시·도로 순유출된 인구는 비수도권 14개 시·도 중 가장 많은 규모를 차지했다. 대선주조를 비롯한 지역 브랜드들은 100년 가까이 지역과 상생하며 정체성을 지키면서 급변하는 주류 소비 트렌드 대응과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야 하는 힘든 여정을 걷고 있다.
 
지역 소주업계 관계자는 "지역민들의 변함없는 사랑 덕분에 수도권 대형 주류기업에 대응할 수 있었지만 지역소멸이 가속화되면서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주류 제조사가 단순한 제조업체를 넘어 지역사회의 소중한 일원이라는 점에서 지역 소주 업계에 대한 관심과 독과점에 대한 정책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대선주조 등 지역 소주업계는 연대해 지역의 문화와 역사가 깃든 지역 소주의 상징성을 고려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즉각 단행할 것을 촉구하는 등 단체행동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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