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부산서 본격 행보… 민심 다잡기 나서
13일 부산을 찾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중앙)에 대한 부산지역 한국노총 대표자들이 지지선언을 하고 있다. 한국노총 출신 박진수 부산시의원(왼쪽 세번째), 정동만 부산시당 위원장 직무대행(오른쪽 두번째)도 함께 했다. 서민선 기자국민의힘 김문수 대통령 후보가 13일 부산을 찾아 단일화 혼선을 딛고 지역 민심 공략에 본격 나섰다.
산업은행 이전지 방문을 시작으로, 부산 한국노총의 지지 선언,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 자갈치시장 집중 유세까지 강행군을 이어가며 반전 기회를 모색했다.
특히 '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조경태 의원이 깜짝 합류해 쇄신 메시지를 던졌고, 일부 지지자들의 반발 속에서도 원팀 복귀의 상징적 흐름을 보여줬다.
부산 선대위 발대식… 전날과는 다른 '총출동' 분위기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13일 부산을 방문한 가운데, 이날 발대식에 총출동한 부산 현역 의원. 전날 17명 중 4명만 참석한 모습과 대조적이다. 강민정 기자부산 선대위 발대식은 이날 오후 4시 20분 국민의힘 부산시당 강당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부산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국회의원 17명 중 일본 오사카 엑스포 출장 중인 이성권 의원을 제외한 16명이 모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참석 의원은 다음과 같다.곽규택(서·동구), 김대식(사상구), 김도읍(강서구), 김미애(해운대을), 김희정(연제구), 박성훈(북구을), 박수영(남구), 백종헌(금정구), 서지영(동래), 이헌승(부산진을), 정동만(기장군), 정성국(부산진갑), 정연욱(수영구), 조경태(사하을), 조승환(중·영도구), 주진우(해운대갑).
이는 전날 열린 선대위 1차 회의에서 정동만, 백종헌, 김미애, 주진우 의원 4명만 참석했던 것과 비교하면 극명히 달라진 모습이다.
회의 직후 불거졌던 당내 균열 우려를 불식시키고, 선거 체제 재정비에 속도를 붙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조경태 "환골탈태 없인 승리 없다"… 일부 지지자 반발
특히 이날 조경태 의원의 발언이 현장의 긴장감을 높였다.
13일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중앙)가 부산을 방문한 가운데, 친한동훈계 조경태(왼쪽 두번째) 의원도 모습을 드러내 원팀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강민정 기자그는 "정당이 새롭게 거듭나지 않으면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며 "비상계엄 사과에 진정성이 있으려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출당시켜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 발언에 일부 지지자들이 격하게 반발하며 고성과 야유가 오가기도 했다.
서병수 전 시장은 "민주정당은 다양한 목소리가 공존해야 한다"며 "생각이 다르더라도 포용하고 화합해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진화에 나섰다.
다른 의원들도 김 후보에 대한 지지를 드러내며 결속을 다짐했다.
김도읍 의원은 "경기도를 반도체·산업 중심지로 성장시킨 인물이 김문수"라며 "이재명 후보와는 실력과 결과에서 비교할 수 없다"고 강조했고, 이헌승 의원은 "우리가 바로 김문수라는 각오로 이번 대선에 임하자"고 말했다.
한국노총 부산지역 대표자들, 노동계 첫 공식 지지 선언
같은 날 오후 4시, 국민의힘 부산시당 회의실에서는 한국노총 부산지역 산별대표자 및 단위노조 대표자들이 김문수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이들 대표는 "노동의 가치와 노동이 중심이 되는 사회를 만들 수 있는 후보는 김문수뿐"이라며 "꺼져가는 경제를 살리고, 부산을 남부권 경제중심 허브로 이끌 유일한 적임자"라고 밝혔다.
13일 부산을 방문한 김문수 후보를 지지하는 한국노총 부산지역 산별노조 대표자들과 박진수 부산시의원(왼쪽 두번째).서민선 기자이 선언은 한국노총 서울 대표자들이 이미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정책협약을 체결한 상황에서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서울지역 일부 노조가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자, 이에 맞선 보수 성향의 부산 노조가 전국 최초로 김 후보 지지에 나선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 대선과도 유사하다. 당시에도 서울 노조가 이재명을 지지하자, 부산 노조가 윤석열 후보 지지를 가장 먼저 선언했고, 이후 대구 등 보수 성향 지역으로 확산된 바 있다. 이번에도 부산의 지지를 발판 삼아 김 후보에 대한 노동계 지지세를 보수권 전역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산은은 강하게, 해수부는 검토… 부산 공약에 힘 실어
김 후보는 첫 일정으로 문현금융단지를 방문해 산업은행 부산 이전 부지를 점검했다.
그는 "산은은 정책금융기관이며, 이전에 아무 문제 없다. 모든 절차가 완료됐는데 법 통과를 미루는 건 명분이 없다"며 강한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수도권 반대는 들어본 적 없고, 실질적인 반대는 금융노조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13일 국민의힘 부산시당에서 백브리핑 하고 있는 김문수 후보와 박성훈 대변인. 이날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해수부 부산 이전'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다"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답변을 내놨다. 강민정 기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해양수산부 부산으로 이전 공약에 대해서는 "세종에 반드시 있어야 할 이유는 없으며, 부산 이전의 장단점을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박성훈 대변인은 이어 "산은 이전은 당장 실행 가능하지만, 해수부는 더 정밀한 검토가 필요한 장기 과제"라고 덧붙였다.
자갈치 유세로 민생 접촉… "부산이 다시 뛴다"
김 후보는 마지막 일정으로 자갈치시장 1번 게이트 앞에서 집중 유세에 나섰다.
상인들과 직접 악수하며 민심을 청취한 김 후보는 "지금이야말로 부산이 다시 뛸 때"라며 "부산의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통합과 실력, 경험을 갖춘 후보"임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