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형 앵커기업 육성 지원 체계. 부산테크노파크 제공부산 제조업 쇠락, 고부가가치 산업 전환 실패
부산의 주력산업인 제조업이 인력, 기술, 자본의 한계로 급격히 경쟁력을 잃고 있다. 제조업 대부활을 위해 부산시와 부산테크노파크가 '부산형 앵커기업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서 실제 결실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1970년 부산에는 국내 제조업의 약 30%가 집적해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제조업의 심장이었다. 특히 조선, 기계, 자동차 부품, 섬유, 금속에 특화해 경제성장 동력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기술이 고도화하고 자동화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연구, 개발 부족으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는 것에 실패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통상이 재편하고 탄소 관세, 중국 제조업의 추격으로 맥을 못 추고 있다. 특히, 하청 위주의 산업구조로 수직 계열화돼 있는 것은 경쟁력을 더 떨어뜨렸다. 낙수 효과에 기댈 수밖에 없는 구조를 탈피하지 못한 것이다.
여기에다 제조업 기피로 청년층 감소, 숙련된 기술자가 은퇴한 뒤 세대교체가 안되는 등 복합적인 이유로 스마트 팩토리로 전환이 더딘 상황이다.
부산 대표 제조기업 17곳 키우는 '매뉴콘' 프로젝트 시작
이같은 총제적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부산시가 '부산형 앵커기업 육성 지원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부산의 주력 제조업을 중심으로 부산의 산업생태계 활성화를 이끌 실질적인 앵커기업을 키우는 것이 골자다.
기존 정부, 지자체 정책이 영세기업에 현금성 지원을 하는 것에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중견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스스로 기업 운용에 필요한 프로세스를 발굴해 대표 기업으로 키우는데 집중한다.
앞서 시는 지난해 3년간 30억원 내외의 투자계획을 처음으로 착수했고, 올해는 확대 개편을 통해 2029년까지 전액 지방비로 117억원을 투입한다. 17개사 부산 대표급 제조기업을 키우는게 목표다.
사업을 전담하는 부산테크노파크는 이사업에 '매뉴콘 프로젝트'라고 이름 붙였다.
매뉴콘(Manucorn)은 제조(Manufacture)와 유니콘(Unicorn)의 합성어로 부산지역에서 실질적 제조업을 영위하는 기업 중 자사의 기술혁신 역량과 지역 지산학연 지원을 결합해 앞으로 기업가치 1조 원 수준의 퀀텀점프급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을 말한다.
특히, 지역 내 기업지원 유관기관 12개 기관이 참여하는 '매뉴콘 파트너스'를 결성해 유기적인 실무협업 체계를 가동한다.
첨단 제조업 전환을 달성할 좋은 기업을 선발하기 위해 이 기관과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이 AI기반 기업평가 툴을 활용한다.
제조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테크노파크가 구축한 해외 전문가와 전문기관 네트워크인 '글로벌 매뉴콘 파트너스'도 풀가동한다. 이들은 기업의 디지털, AI, 친환경 전환을 위해 새로운 형태로 협업을 시도한다.
대상기업은 매출액 등으로 프리앵커, 앵커, 탑티어 앵커 3단계로 나눠 기업의 체급에 맞는 맞춤형 방식으로 운영한다. 앵커기업이 다른 중소기업을 이끄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김형균 부산테크노파크 원장은 "매뉴콘 프로젝트는 단순히 새로운 지원사업이 아닌 '기업에 의한 기업 성장'을 지향하는 새로운 형태의 프로젝트"라며, "과거 제조강도 부산을 이끌어 온 지역 제조기업의 저력이 다시 한번 부산의 미래를 열어갈 수 있는 힘이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