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복지원 피해자, 부산 광안대교서 8시간 고공 농성

형제복지원 피해자, 부산 광안대교서 8시간 고공 농성

11일 광안대교서 형제복지원 피해자 최승우씨 고공농성
진화위 조사 활동 연장 등 촉구
덕성원 피해자도 현장 찾아 지지

11일 부산 광안대교에서 고공 농성을 벌인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 최승우씨가 8시간 만에 구조되고 있다. 부산경찰청 제공 11일 부산 광안대교에서 고공 농성을 벌인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 최승우씨가 8시간 만에 구조되고 있다. 부산경찰청 제공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가 부산 광안대교에 올라 고공 농성을 벌이다가 8시간 만에 다리에서 내려왔다.
 
12일 부산 해운대경찰서 등에 따르면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 최승우(57·남)씨는 전날 오전 11시 30분쯤 광안대교 상판에 올라가 고공 농성을 벌이다가 부산시 관계자 등의 설득 끝에 8시간 만에 농성을 멈추고 다리에서 내려왔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1개 차로를 통제한 뒤 소방 크레인으로 최씨를 구조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형제복지원 사건과 관련해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2심 법원 판결에 대해 정부와 부산시가 상고하자 이를 항의하기 위해 다리에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현장에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화위) 조사 활동 연장과 전면 재구성 등을 촉구하기도 했다.
 
최씨는 14살 때 학교에서 받은 빵을 들고 귀가하다가 '빵 도둑' 누명을 쓰고 형제복지원에 끌려간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2023년 5월에도 광안대교 난간에 올라 형제복지원 피해자 지원 대책 등을 촉구하며 12시간가량 고공 농성을 벌인 바 있다. 당시 업무방해·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무죄를 선고받았다.
 
또 다른 강제수용 시설인 덕성원 피해생존자협의회 안종환 대표도 이날 농성 현장을 찾아 최씨를 지지하며 덕성원 설립자 일가가 운영하는 요양병원을 폐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형제복지원과 덕성원은 부산에 있던 민간 부랑인 강제 수용시설로, 국가가 위탁한 복지시설이었지만 부랑인 단속 등을 명목으로 일반 시민을 강제로 끌고 가 감금하고 강제 노역, 폭행 등 인권 유린을 자행한 곳이다.

진화위는 두 시설에서 구타와 감금 등 중대한 인권 침해가 있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국가의 공식적인 사과와 피해 회복 조치가 필요하다고 권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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