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부산 제공국내 최대 규모 아트페어 '아트부산 2025'가 11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프리즈 뉴욕(Frieze New York)과 타이페이 당다이(Taipei Dangdai) 등 세계 주요 아트페어와 같은 시기에 개최된 올해 아트부산은 정제된 갤러리 구성과 실험적인 기획 프로그램을 통해 동아시아 주요 예술 플랫폼으로서의 위상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12일 아트부산에 따르면 올해 페어에는 국내외 109개 갤러리가 참가했고, 나흘간 컬렉터와 기관 관계자, 미술 애호가 등 6만여 명이 찾았다. 미술 판매를 넘어, 도시 전역을 무대로 예술과 사람, 지역과 세계를 연결하는 복합 예술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아트부산은 갤러리 참가 심사 기준을 강화하고, 젊은 갤러리와 작가를 적극 조명하며 콘텐츠의 깊이와 국제적 연결성을 확대했다. 국제갤러리, 갤러리현대, 아라리오, 조현화랑 등 국내 대표 갤러리뿐 아니라, 캐나다(CANADA), 마시모데카를로(MASSIMODECARLO), 코타로 누카가(KOTARO NUKAGA) 등 글로벌 갤러리들이 아트부산을 통해 아시아 컬렉터와의 접점을 넓혔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와 더불어 미술시장도 불황기를 겪는 가운데, 참여 갤러리의 판매 성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제갤러리는 아트부산 2025에서 여러 작품을 성공적으로 판매했다. 특히, 김윤신의 회화 <내 영혼의 노래 2011-9>(2011)와 조각 <합이합일 분이분일 2019-14>(2019)을 판매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부스에서 처음으로 소개한 로터스 강의 신작 <Mesoderm(Echo III)>(2025)도 팔렸다.
조현화랑은 이배의 주요 회화 및 조각 작품 3점을 판매했으며, 갤러리현대는 김보희의 전 출품작 12점을 전량 판매했다. PKM 갤러리는 윤형근, 샘바이펜, 이원우, 홍영인 등 주요 작가의 작품이 모두 판매되며 전시 성과를 입증했다. 아라리오 갤러리는 코헤이 나와, 권오상, 유키 사에구사 등 주요 작가의 작품을 포함해 총 30여 점을 판매했다.
서정아트는 부산아트위크와 협업한 이미주 작가의 대표작을 비롯해 피정원, 루수단 히자니쉬빌리 등 전속 작가의 주요 작품을 판매했고, 소프트코너와 쿠루 갤러리가 협업 출품한 이재진 작가의 작업은 전량 판매되며 컬렉터의 높은 관심을 확인시켰다.
신생 갤러리 피에스 센터는 권지영 작가의 도자 조각 시리즈 '멍울' 전 출품작을 해외 컬렉터에게 판매했으며, 이 중 일부는 유럽 및 아시아의 주요 컬렉터 그룹 및 기관 전시를 통해 소개될 예정이다. 화이트스톤 갤러리는 일본 작가 키쇼 카쿠타니와 아루타 수프의 작품을 성공적으로 판매하며 관람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아트부산 제공그밖에 중소 갤러리에서도 의미 있는 반응이 이어졌다. 갤러리 명에서는 구자승, 배준성, 조창환 작가의 작품이 8500만 원대 2점, 3500·2000·1000만 원대 각 1점씩 판매되는 성과를 기록했으며, 갤러리 헤세드는 김펄 작가의 솔로 부스로 참여해 주요 40호 작품 전량이 판매됐다.
러브컨템포러리아트는 키마 작가의 전 출품작이 모두 판매 완료됐으며, 잭슨 심과 함께 현장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다. 리안갤러리, 리나갤러리, 갤러리엠나인, 사월갤러리, 비트리갤러리, 갤러리우, 맥화랑 등에서도 전시를 통해 안나박, 윤종숙, 김준식, 채성필, 안리오, 권용래, 이상원, 요시무라 무네히로, 한충석 등 작가들의 작품에 활발한 문의와 관심이 이어졌으며, 일부는 판매로도 이어지는 등 현장 반응이 긍정적이었다.
FUTURE 섹션에는 총 19개 이머징 갤러리가 참여했다. 젊은 갤러리를 육성하기 위해 하나금융그룹의 후원으로 올해 첫발을 뗀 '퓨처 아트 어워드'에는 WWNN 소속 제프리 청 왕(Jeffrey Chong Wang)이 선정됐다. 그의 출품작은 전량 판매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지역 기반 작가 7인과 홍티아트센터가 협업한 ART ACCENT 전시 역시 참여 작가 1인에게 다음 해 단독 부스 참가 기회를 제공하며 실질적 지원 체계를 구축했다. 올해는 특히 최민영 작가의 회화 작업 전량을 포함해 다수 참여 작가의 작품이 고르게 판매되며, 지역 신진 작가들이 상업 플랫폼과 실질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구조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번 행사에는 여러 해외 컬렉터와 어드바이저가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프랑스 컬렉터이자 기업가인 파비앙 파코리(Fabien Pacory)는 3일간 페어장을 찾고 VIP 프로그램에도 적극 참여했다. 그는 "젊은 작가의 작품을 새롭게 발굴할 수 있었던 귀중한 시간이었다"며, "컬렉터로서 작가를 지원하고 미술사의 일부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아트부산은 젊은 작가를 조명하는 특색 있는 페어이며, 이 정체성을 더 살려간다면 더욱 의미 있는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석호 아트부산 대표는 "아트부산 2025는 국내외 미술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예술과 도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낸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판매 성과에 집중하기보다, 지역성과 국제성을 함께 담은 프로그램을 통해 아트페어가 확장 가능한 플랫폼임을 보여주고자 한 목표가 성과로 이어져 기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