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빙연구선 아라온호의 북극 탐사. 극지연구소 제공부산시가 북극항로 개척 전담 조직(TF)을 발족하고, 유력 정치인이 '북극항로' 개발에 적극적인 의견 피력에 나서자 지역 기업도 한껏 고무된 모습이다.
지역기업은 북극항로 자체가 한 산업의 플랫폼이 될 수 있게 체계적인 정책을 마련해 산업 간 유기적인 연계로 '윈-윈'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북극의 두꺼운 해빙이 빠르게 녹고 있다. 북극 빙하는 최근 10년마다 10%씩 사라진다. 2040년 여름에는 얼음이 없을 전망이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글로벌 통상 지축을 흔들면서 북극항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이 그린란드를 매입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힌 가운데, 전 세계가 물류비 절감, 자원 확보, 새로운 산업 창출을 위해 북극항로 개척에 사활을 걸고 있다.
북극항로가 개척되면 운항 거리는 30%, 시간은 10일 줄어든다. 아시아에서 유럽에 진출하는 최 단거리가 확보되는 셈이다.
갈수록 소말리아 해적 활동이 급증해 선박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것도 북극항로의 매력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해적 사건은 총 116건, 승선자 피해는 151명으로 27% 증가했다.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서 해적의 공격이 전년보다 8배 급증한 셈이다.
국회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잘사니즘'을 구현하겠다고 제시한 정책 중 하나가 북극항로 개척이다. 조기 대선이 가시화하면서 이 대표가 쏘아 올린 동남권 발전을 위한 '북극항로 개척' 정책이 앞으로도 핵심 공약이 될 전망이다.
부산 북극항로 개척 TF회의. 부산시 제공 부산시가 지난 13일 '부산 북극항로 개척 TF'를 발족해 정책과제와 실행 방안 모색에 나서자 지역 기업들은 한껏 고무된 모습이다. 세계 2위 환적항만인 부산으로서는 북극항로 개척 여부가 앞으로 '글로벌 허브항'으로 입지를 단단히 굳히느냐, 경쟁에서 밀리느냐의 갈림길이 될 가능성이 크다.
부산지역 해운, 물류, 조선, 기자재 기업들은 부산시가 북극항로 개척에 의지를 천명하고 체계적인 대응에 나선 것에 환영을 표하고 있다.
가덕신공항 개항에 맞춰 해운·철도·항공의 트라이포트가 연결되면 물류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들고, 여기에다 북극항로까지 연결되면 기업들이 '퀀텀 점프'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현재 북극항로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지만, 실제 컨테이너선이 오갈 때 운임, 수요 등 채산성이 기업에겐 중요한 판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극한지 해역을 항해하기 위한 조선업, 선박기자재 산업의 지원, 자율운항선박 연구, 스마트 항만 운영, 해운 관련 보험업과 금융업, 전문인력 양성까지 체계적으로 이뤄져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부산이 글로벌 환적 허브로 자리 잡을 것으로 봤다.
은산해운항공 변성태 상무는 "현재 북극항로는 석유, 원자재만 오가고 있어 컨테이너선이 본격 항해하려면 2040년은 돼야 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책적으로 체계적인 밑그림을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북극항로를 이용할 때 부산항이 환적 허브 포인트가 될 수 있도록 중국을 포함해 아시아권의 컨테이너 물량을 꾸준히, 충분히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