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때 200만명 진료한 '서전병원' 이야기, 부산에서 만난다

한국전쟁 때 200만명 진료한 '서전병원' 이야기, 부산에서 만난다

부산 남구, 다음 달 16일 유엔평화축제 폐막식서 상영 예정
한국전쟁 때 활약한 스웨덴 의료진 다룬 다큐맨터리

한국전쟁 당시 부산 서전병원에서 근무한 스웨덴 의료진들의 모습. 남구청 제공한국전쟁 당시 부산 서전병원에서 근무한 스웨덴 의료진들의 모습. 남구청 제공한국전쟁 당시 병원을 세워 아군과 적군을 가리지 않고 200만 명의 환자를 무상으로 진료한 스웨덴 의료진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다음 달 16일 일반에 처음 공개된다.

6·25 한국전쟁이 발발해 한반도 곳곳에서 포성이 끊이지 않던 1950년 9월 23일. 부산항에 도착한 스웨덴 국적 군함에서 인도적 지원을 위해 파견된 의료진 176명이 내렸다.

전쟁으로 부상자가 급증하던 시기, 이들은 부산에 도착한 지 이틀 만에 부산상업고등학교 인근에 진찰실과 수술실을 갖춘 '서전병원'을 세우고 무상으로 진료를 시작했다.

당시 우리나라는 인천상륙작전 이후 한국군과 유엔군이 서울을 되찾고 반격을 나섰던 때로, 의료진들은 아군은 물론 포로가 된 북한군과 중공군이 병원문을 두드릴 때도 마다하지 않고 치료의 손길을 내밀었다.

추운 겨울이 되자 피란수도 부산에도 한파가 들이닥쳤다. 병원 앞에는 동상에 걸린 피란민 줄이 길에 이어졌고, 의료진은 이들을 극진하게 보살폈다. 전쟁이 끝나고도 일부 의료진은 한국에 남아 결핵 퇴치에 애썼다.

1950년부터 6년 6개월 동안 우리나라에서 활동한 스웨덴 의료진은 1120여 명. 치료를 받은 환자는 무려 200만 명에 달했다.

서전병원 입구. 부산 남구청 제공.서전병원 입구. 부산 남구청 제공.다큐멘터리 '한국전과 스웨덴 사람들'은 한국전쟁 당시 아군과 적군을 가리지 않고 치료한 스웨덴 의료진의 헌신, 치료받은 유엔군과 한국인들의 우정을 다룬 작품이다.

2004년부터 판문점 중립국감독위원회 스웨덴 대표로 한국에서 근무하던 라르스 프리스크 스웨덴한국협회 협회장이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서전병원 의료진의 활동을 제대로 기록해 알려야겠다고 생각한 그는 한국에 머무는 동안 서전병원과 관련된 문서와 사진을 구했고, 전역 이후 스웨덴 군 기록영화재단 이사장에 부임해 본격적인 다큐멘터리 제작에 뛰어들었다.
 
제작진이 서전병원에서 치료받던 한국인을 찾지 못해 차질을 빚자 부산 남구는 직접 한국인 환자를 찾는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남구는 다음 달 16일 '제24회 유엔평화축제 폐막식'에서 다큐멘터리를 상영한다. 2019년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 방한 기념 특별 시사회에서 방영한 적은 있지만, 국내에서 일반에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웨덴에서는 지난해 스웨덴 국영방송을 통해 방영된 바 있다.

남구청 관계자는 "서전병원은 한국과 스웨덴 간 70년 우정의 첫 단추였고, 한국 철수 이후에도 서울에 국립중앙의료원을 세워 한국의 공공의료 기틀을 마련했다"면서 "이번 다큐멘터리 상영을 통해 서전병원의 역사를 많은 시민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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