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대 청소노동자 "일방적 집단해고 통보 철회하라"

신라대 청소노동자 "일방적 집단해고 통보 철회하라"

부산 신라대, 청소용역 업체에 '2월 말 계약 종료' 통보
노조 "협의 없이 청소노동자 51명 일방적 집단해고" 주장
신라대 "불가피한 결정…용역 대신 교직원이 학교 청소"

27일 낮 부산 신라대 청소노동자와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대학본부 출입문에 학교 측의 용역계약 종료 통보에 항의하는 내용의 문구를 붙이고 있다. 박진홍 기자

 

부산 신라대학교 청소노동자들이 학교 측의 용역계약 종료 방침에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부산지역일반노조는 27일 낮 12시 20분 부산 사상구 신라대학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측의 청소용역 노동자 51명 집단해고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학교 측이 지난해 말 용역업체에 '다음 달 28일부로 계약을 종료하겠다'는 공문을 보내면서, 이와 관련한 협의를 노조와 단 한 번도 진행하지 않았다"며 "신라대는 코로나로 대학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청소노동자에게 희생을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라대 총장은 청소노동자를 해고하고 노동 자동화와 교직원 자체 청소 방안을 대안으로 내놓고 있는데, 이는 총장의 망상에 불과하다"며 "자동화는 노동자 인건비보다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하고, 교직원 청소 또한 기존 업무에 청소까지 더해져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27일 낮 부산 신라대 청소노동자들이 학교 측의 계약 종료 방침에 반발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박진홍 기자

 

노조는 "총장의 잘못된 대책으로 청소노동자들은 생존권 박탈 위기에 처했다. 일방적 해고는 밥그릇을 빼앗는 파렴치한 행위"라며 "신라대는 집단해고를 철회하고 청소노동자를 직고용하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부산일반노조 정현실 신라대지회장은 "신라대 청소노동자들은 대부분 5~60대에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도 많은데 일방적으로 해고통보를 받아 생계가 막막한 상황"이라며 "학교 측의 개선안에 동의할 수 없고 계속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진보당 노정현 예비후보는 "청소를 하지 않으면 전염병이 생기고 사람들이 죽어간다는 점에서 청소 노동은 전염병을 연구하는 교수나 이를 고치는 의사의 일만큼 소중하고 귀하다"면서, "신라대 총장은 청소 노동을 하찮게 여기는 낡은 사고를 버려야 하며, 이 문제를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만들겠다"며 힘을 실었다.

27일 낮 부산 신라대 청소노동자들이 학교 측의 계약 종료 방침에 반발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박진홍 기자

 

신라대 측은 신입생 미달 등의 이유로 학교 재정상태가 나빠져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신라대 강창우 사무처장은 "지난해 신입생 결원이 250명이었고, 올해는 이보다 2배 이상 결원이 예상되는 등 학생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내린 불가피한 결정"이라며 "청소노동자뿐만 아니라 교직원 수도 140명에서 110명, 조교도 정원의 70% 수준까지 줄었으며 셔틀버스 대수조차 7대에서 4대로 줄이는 등 전반적으로 학교가 어려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조가 주장하는 청소 노동 자동화는 전혀 사실이 아니며, 교직원들이 청소를 분담할 예정"이라며 "교직원 간담회에서 학교 청소를 용역업체에 맡기는 대신 직원들이 구역을 나눠 분담하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며, 2월 말 청소용역업체와의 계약이 만료되면 이후 어떤 업체와도 청소용역을 맺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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