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에 의해 최첨단을 걷는 방사선 치료

컴퓨터에 의해 최첨단을 걷는 방사선 치료

온종합병원 암센터 방사선종양학과 통합센터장 의학박사 류성열

온종합병원 류성열 방사선종양학과 통합센터장.

 

방사선 치료는 암 치료에 국한된다. 강력한 에너지와 대량의 방사선으로 인체 내의 세포를 사멸시키기 때문에 암세포만 대상으로 해야 한다. 여기에서 대단히 중요한 점은 정상세포는 손상을 입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암세포가 손에서 손가락이 떨어져 나오듯 몸속에서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정상세포와 섞여서 자란다.

여기에 방사선을 조사(照射)하면 어떻게 정상세포를 살리고 암세포만 죽일 수 있는가? 첫째는 암세포가 방사선에 더 잘 죽기 때문이다. 정상세포라도 피부처럼 세포분열이 빠르고 세포조직이 잘 자라는 것은, 근육처럼 평생 세포분열 잘 안 하는 세포보다 방사선에 약하다. 암세포도 세포분열이 빠르고 잘 자라기 때문에 방사선에 약하고 손상이 더 잘 일어난다. 그래서 방사선치료를 할 때 매일 소량의 방사선을 수십 번에 걸쳐 나누어 준다. 그래야 정상세포는 살고 암세포는 계속적인 방사선에 의해 죽는다. 그러나 이 원리는 실제 방사선 치료를 할 때 정상세포 보호에 중요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 않다.

둘째로 방사선 치료를 하는 의사는 물리적으로 방사선이 암 조직에 덜 가도록 여러 가지 조작을 한다. 암세포 덩어리가 모여 있는 곳에만 방사선이 들어가고 주위 정상조직에는 안 들어가면 가장 좋다. 방사선 치료기에서 방사능이 나오는 통로 끝부분에는 다엽차폐체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열리고 닫히고를 마음대로 하여 방사선이 방출될 때 방사선이 나가는 넓이를 조절한다. 암 조직 옆에 피해야 할 조직세포가 있으면 그쪽으로 안 가도록 다엽차폐체의 모양을 만들어 피할 수 있게 한다.

셋째로 암 조직을 타깃 중심에 놓고 밖에서 여러 방향으로 방사선 조사를 하면 암 조직에 100%의 방사선이 들어갈 때 주위 정상 조직은 1/n이 들어가므로, 방향을 많이 나누어 줄수록 정상조직 보호가 더 효과적이다. 이것이 입체조형(立體造形 Three dimensional radiotherapy)치료이다. 극단적인 입체조형치료는 인체 주위를 360도 빙빙 돌면서 지속적으로 방사선을 조사하는 회전조사치료이다. 더욱 정밀하게 조사하기 위하여 각 방향에서 다엽차폐체의 형태를 시시각각 모양을 바꾸는 방법이 있다.

암 조직은 구조가 복잡하므로 방사선을 쏘는 각 방향에서 보는 종양조직의 모양은 모두 다르다. 그래서 방사선을 쏘는 방향마다 조직 모양에 맞게 방사선 넓이 모양을 바꾼다. 그러면 여러 방향에서 쏠 때 방사선 넓이가 꼭 같이하는 것보다 더 종양 모양에 꼭 맞게 방사선을 분포시킬 수 있다.

조사 면에서 방사선 넓이의 모양을 다르게, 자동으로 바꾸어 주면서, 또 그때 표적이 되는 암 조직의 두께에도 맞추어, 방사선을 암 조직이 두꺼운 부분은 강하게, 얇은 곳은 약하게 방사선 세기를 조절하며 쏠 수도 있다. 이 방법을 세기조절방사선치료(Intensity Modulated Radiation Therapy; IMRT)라 한다.

현재의 첨단 방사선 기술에서 가장 발달한 부분이다. 만일 치료 대상 부위의 종양 조직에 암세포만 있고 그 조직 덩어리 속의 세포가 다 죽어버려도 된다면, 그리고 앞에서 설명한 여러 기술에 의해 종양조직에만 정확히 방사선이 들어가고 바로 옆의 정상세포는 안 다친다는 확신이 서면, 방사선을 대량을 한 번에 주어 그 조직을 녹여버리는 방법도 있다. 이 방법은 방사선 치료인데도 마치 칼로 수술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본다고 하여 방사선 수술(Radiosurgery)이라 한다. 이 모든 것은 고도로 발달한 컴퓨터 과학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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