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앞둔 부산 전통시장 '북적', 매출은 "글쎄"

추석 앞둔 부산 전통시장 '북적', 매출은 "글쎄"

부산 최대 전통시장 부전시장, 연휴 앞두고 인파 '북적'
모처럼 시장 활기 되찾았지만, 손님들은 "양손 최대한 가볍게"
상인들 "지난 명절 대비 매출 현저히 줄어" 어려움 토로
부산역 등 부산 주요 관문도 다소 한산

추석 연휴를 앞둔 29일 부산 부전시장이 몰려든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박진홍 기자)

 

코로나19로 손님 발길이 끊겼던 부산지역 전통시장이 추석 명절을 앞두고 몰려든 인파로 북적였지만, 예전 명절보다 가벼워진 손님 장바구니에 상인들 시름은 여전했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9일 오후 부산 최대규모 전통시장인 부산진구 부전시장.

시장 앞 차도는 차량과 장바구니를 든 시민들, 짐을 나르는 상인들이 한데 뒤엉켜 북새통을 이뤘다.

시장 안으로 들어서니 점포 앞에서 생선이나 과일을 고르는 손님과 손수레를 끌고 지나가려는 사람들로 골목 안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추석 연휴를 앞둔 29일 부산 부전시장에서 한 상인이 손님들에게 튀김을 팔고 있다 (사진=박진홍 기자)

 

모처럼 활기를 되찾은 시장 모습이 반가운지, 상인들은 "깜짝 세일 천원", "오세요 오세요"라고 목청껏 외치며 손님 발길을 잡았다.

하지만 시장을 찾은 시민들은 코로나19로 고향을 찾는 가족이 준 탓인지 꼭 필요한 물건만 조금씩 골라 장바구니에 담았다.

시장에서 산 물건을 카트에 옮겨 싣던 한모(72·여)씨는 "아들하고 사위 주려고 갈비와 과일을 샀다"며 "이번에는 부산에 있는 가족들만 오고, 먼데 사는 아이들은 안 와서 음식도 지난 설과 비교하면 절반 밖에 안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지역에 사는 자녀들에게 "이번에는 안 와도 괜찮으니까 어쨌거나 몸 건강하고 부자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추석 연휴를 앞둔 29일 부산 부전시장에서 한 손님이 생선을 고르고 있다 (사진=박진홍 기자)

 

양손에 비닐봉지를 든 이모(81·여)씨도 "차례상에 올릴 고기와 닭을 샀는데, 부산에 있는 가족끼리만 속닥하게(오붓하게) 명절을 지내려고 조금만 샀다"며 "명절에 모이는 식구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거의 안 오니 절반보다 더 적게 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때문에 온 나라가 난리인데 멀리서 와서 되겠냐"며 "자녀들이 온다는 걸 '법규를 단디(단단히) 지켜야지' 하면서 오지 말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시장 상인들도 코로나19로 달라진 소비 성향을 온몸으로 체감했다.

부전시장에서 40년째 과일을 팔고 있는 박모(84)씨는 "과일은 오늘이 대목인데 평소 때보다 더 못 판 것 같고, 지난해 추석과 비교하면 매출이 말도 못 하게 줄었다"면서 "지난 명절에는 떠밀릴 정도로 사람이 많았는데 지금은 한산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2~3년 전만 해도 대목에는 원래 매대에 과일을 쫙 늘여놓고 팔았는데 지금은 물건을 조금만 갖다 놨는데도 안 팔린다"며 "시장에 나온 사람들이 조금씩 꼭 쓸 만큼만 사가는 듯하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추석 연휴를 앞둔 29일 부산 부전시장에서 한 시민이 과일을 고르고 있다 (사진=박진홍 기자)

 

나물을 다듬던 상인 김모(74·여)씨도 "지난 설까지도 이만큼은 아니었는데, 어제오늘 대목인데 물건 사는 사람이 없다"며 "코로나 터진 이후로 매출이 10분의 1로 줄었는데 완전 IMF(외환위기)때는 저리 가라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젊은 사람들은 마트로 가고, 전통시장은 나이 많은 사람들이 주 고객인데 코로나 걸린다 하니까 전혀 나오질 않는다"며 "더 싸게 팔아도 소용이 없고, 너무 힘들어 죽겠다"고 말했다.

한편 해마다 명절을 앞두고 귀성객들이 몰리던 부산역 등 부산지역 주요 관문도 지난해 추석이나 지난 설과 비교하면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다.

코레일에 따르면, 올해 추석 승차권 예매율은 23.5%로 전체 201만석 중 47만여석만 팔렸다.

승객 간 거리 두기를 위해 창가 좌석 104만석만 예매를 진행한 점을 감안해도 예매율이 절반 수준에 그쳐 연휴 기간 열차 이용객이 현저히 줄 것으로 예상된다.

코레일은 "연휴 기간 현장 발매 승차권도 창가 좌석만 판매하고, 모든 열차의 입석 발매를 중지하는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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