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부산 학장천 상류에서 죽은 채 발견된 물고기떼. (사진=학장천 살리기 주민모임 제공)
지난해 물고기가 집단 폐사한 부산 학장천에서 또다시 물고기 수십~수백마리가 죽은 채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시민단체는 하천 유지용수가 제때 공급이 안 돼 집단 폐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가운데, 구청은 용수공급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부산 사상구청과 학장천 살리기 주민모임 등에 따르면, 지난 30일 오전 9시쯤 부산 사상구 학장천 상류 주학교(다리) 인근에서 붕어떼가 죽은 채 발견됐다.
당시 부처님오신날 휴일을 맞아 학장천으로 산책을 나온 주민들이 이를 발견해 구청에 신고했다.
주민과 시민단체는 당시 죽은 물고기를 300여마리로 추정하고 있으나, 사상구는 현장에서 죽은 붕어 70여마리를 수거했다고 밝혔다.
학장천에서는 지난해 8월에도 붕어와 잉어 등 물고기 500여마리가 집단 폐사해 논란이 됐다.
당시 폐사는 태풍의 간접영향으로 비가 내려 오수관로가 넘치면서 발생했다.
이번 집단 폐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시민단체는 유지용수 공급 부족에 따른 용존산소량 부족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지역 환경단체 학장천 살리기 주민모임에 따르면, 죽은 물고기가 발견된 주학교부터 구덕천 합류 지점까지 상류 구간은 인근 감전 배수장에서 끌어온 물을 공급해 산소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이 현장을 확인한 결과 집단 폐사는 유지용수를 공급하는 구간에서만 발생했으며, 유지용수가 없어도 산소 공급이 되는 구덕천 합류 지점에서는 물고기들이 길게 줄지어 있는 모습이 발견됐다.
인근 공장이나 부산구치소 하수구에서는 물이나 오염물질이 흘러나온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학장천 살리기 주민모임 강미애 대표는 "산란기라 물고기 개체 수가 많아지고 기온이 올라가 물속 산소가 부족한 상황에서 유지용수가 제때 공급이 안 된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현장에 있던 주민들 사이에서는 구청에 물고기 폐사 신고가 들어가자 갑자기 물 공급이 늘어났다는 말도 나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상구는 당시 유지용수 공급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사상구청 관계자는 "사고 당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유지용수가 공급되도록 자동 세팅돼 있었으며, 시스템에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했다"며 "오·폐수 등 하천 수질 오염 정황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란기 기온이 올라 갑작스럽게 물고기가 죽는 현상이 다른 하천에서도 종종 발견되는 편"이라며 "우선 4일까지 24시간 유지용수를 공급하도록 조치했으며, 5일부터는 기존 공급시간을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2시간 연장해 계속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사상구는 정확한 집단 폐사 원인을 밝히기 위해 부산시보건환경연구원에 수질 검사를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