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격전지③ 사하을]낙동강벨트 끝자락서 만난 원조 친노 간 '격돌'

[부산 격전지③ 사하을]낙동강벨트 끝자락서 만난 원조 친노 간 '격돌'

원조 친노인 통합당 조경태 의원과 민주당 이상호 전 지역위원장 승부
조경태 의원 "사하가 키운 인물, 지역 발전 이끌겠다"
이상호 전 위원장 "16년 사하 침체 책임 묻겠다"

미래통합당 조경태 예비후보(좌), 더불어민주당 이상호 예비후보(우). (자료사진)

 

부산CBS는 21대 총선을 앞두고 부산지역 주요 격전지의 판세를 분석하는 기획기사를 준비했다. 세 번째 순서로 낙동강벨트 끝자락에서 원조 친노 출신의 여·야 후보가 맞붙는 부산 사하을 선거 판세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부산 사하을은 4선인 미래통합당 조경태 의원의 지역구다. 총선 때마다 여·야 모두 치열한 낙동강벨트 점령전을 벌였지만 선거가 끝난 뒤 벨트 끌자락에는 매번 조 의원의 이름이 남아 있었다. 깃발의 색깔은 바뀌어도 당선자의 이름은 그대로였다.

그런 사하을에 과거와는 다른 성향의 상대가 등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호 전 사하을지역위원장이다. 노사모 대표 출신의 원조 친노인 이 전 위원장은 창의적인 정치를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16년 동안 낙동강벨트 한 축에 새겨져 있던 '조경태'를 지우겠다는 각오다.

먼저, 조경태 의원은 원조 친노로 분류된다. 보수텃밭이었던 부산에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당적으로 17대부터 19대까지 내리 3선 고지에 올랐다.

20대 총선에 앞서 친노 패권주의를 비판하며 새누리당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민주당 내에서는 각종 비난과 야유가 쏟아졌지만 사하을 유권자들은 부산 최고 득표율로 그를 국회로 보냈다. 정당에 앞서 조경태를 선택한 것이다.

사하을 지역에서는 '아무개 집안의 숟가락 숫자가 궁금하면 조 의원에게 물어보면 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만큼 조 의원이 지역구 관리를 꼼꼼하게 한다는 이야기다.

사하을 주민들이 조 의원을 칭찬하는 이유 중 지하철을 빼놓으 수 없다. 신평에서 멈췄던 부산도시철도 1호선을 다대포까지 달리게 한 공을 잊지 않고 있는 것이다.

조 의원도 그 부분을 알고 있다. 그래서 이번 총선에서도 지하철을 꺼내 들었다.

그는 "지하철이 개통되면 주위 환경이 모두 좋아진다"며 "1호선 연장에 이어 장림에서 구평, 감천, 자갈치로 이어지는 도시철도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4선 국회의원이다. 수석 최고위원으로 당내 입지도 견고하다. 하지만, 부산에서는 아직 친노 이미지와 함께 당적 이동에 대한 여운이 남아있다.

이 때문에 이번 총선이 조 의원이 부산 야권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로가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같은 4선의 서병수 전 부산시장이 있지만, 서 시장과 조 의원의 최종 목적지는 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 의원은 " 주민들께서 인물을 한 번 키워보자라는 기대를 많이 하시는 것 같다"며 "주민들이 바라는 기대에 부합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찌감치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이상호 전 위원장은 부산 민주당 어디에서도 환영받는 인사다. 언제나 기발한 아이디어와 활력으로 조직의 분위기에 생기를 넣는 평가다.

그는 노사모 활동 시절 인터넷 예명인 '미키루크'로 알려져 있다. 2002년 대선 당시 희망돼지저금통 운동 등을 이끌며 참여정부 출범에 기여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전문건설공제조합 감사를 했고 지난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 사하을 지역위원장을 맡으며 지역을 이끌었다.

이 전 위원장은 이번 총선이 조경태 의원의 지난 16년을 심판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지금 지역 주민들은 '사하가 왜 낙후됐냐?'고 묻고 있다"며 "16년 동안 발전하지 못한 사하을을 이대로 내버려 둘 것인가를 판단하는 선가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조 의원의 치적으로 평가받는 도시시철도 1호선 연장에 대해서도 평가 절하했다.

이 전 위원장은 "지하철은 대통령과 정부정책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당적을 옮긴 조 의원이 상대 당 집권 당시 한 일을 마치 자신이 한 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염치를 모르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위원장은 사하을을 발전시킬 수 있는 정책추진위원회를 만들고 구체적인 공약을 내세우며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인 민중당 김진주 예비후보의 선전 여부도 사하을 총선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사하을은 부산에서도 호남 출신 유권자들의 비중이 높은 지역구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각 후보마다 다면적인 선거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은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원조 친노간의 격돌에 낙동강벨트 끝자락의 선거 열기가 어느 때보다 달아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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