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은행에서 한 시민과 보호복 착용자들이 실랑이하는 모습. (사진=지역 맘카페 게시글 캡처)
부산에서 한 여성이 보호복을 입은 구급대원과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확진자 이송 거부'라는 설명과 함께 SNS에 퍼졌지만, 확진자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영상에 찍힌 여성은 주취 폭력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확인되지 않은 영상 유포로 인한 불필요한 불안감 확산을 경계했다.
SNS로 확산되는 해당 동영상을 보면, 부산의 한 은행 자동인출기 앞에서 한 여성과 흰색 전신 보호복을 입은 2명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은행 건물 밖으로 나가려는 여성이 보호복을 입은 사람을 밀치자, 체온계를 든 보호복 착용자가 이를 제지하는 모습도 나온다.
영상에는 "어떤 여자가 은행 안에서 방호복(보호복) 입은 사람과 내보내달라고 몸싸움을 하고 있는데 확진자인가 봐"라고 말하는 또 다른 시민 음성도 담겼다.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 영상은 지난 23일 오후 9시 50분쯤 부산 금정구의 한 은행 앞에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시민이 찍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신 보호복을 입은 사람들은 "은행 안에 기침하는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원으로 밝혀졌다.
당시 현장 상황을 전한 맘카페 게시물. (사진=지역 맘카페 게시글 캡처)
당시 구급대원이 은행 안에 있던 A(49·여)씨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언쟁이 발생했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부산 소방은 "약 2분간 실랑이 끝에 구급대원이 체온을 측정하니 36.9도로 나왔고, 코로나19 증상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이후 인적 사항 확인 과정에서 약간의 언쟁이 발생해 경찰 도움으로 신원을 파악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A씨는 무사히 귀가했지만, 8시간 뒤 다른 폭행 사건으로 형사 입건됐다.
경찰은 "A씨는 24일 오전 6시쯤 금정구의 한 식당 앞에서 지인을 폭행해 입건된 상태"라면서, "당시 주취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방은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상향된 23일부터 모든 구급대원이 출동을 나갈 때 감염 보호복을 착용하고 있다.
부산소방 관계자는 "코로나19 의심 신고뿐만 아니라 일반 출동 시에도 보호복과 고글, 장갑 등 안전장구를 착용하고 있다"면서,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여론이 있지만, 시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임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