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잘 몰랐다" 부산시 '코로나19' 늑장 대응 도마

"신천지 잘 몰랐다" 부산시 '코로나19' 늑장 대응 도마

부산지역 확진자 최소 4명 '신천지' 관련
부산시, 우려 확산에도 신천지 명단·확진자 동선 확보 못 해
"대구 신천지, 부산 접촉 가능성 높다" 우려에도 초동대처 실패
부산시 "비교적 신흥 종교라 초기 정보 없었던 것 사실"

24일 오거돈 부산시장이 부산시청에서 코로나19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부산시 제공)

 

부산에서도 대구지역 이단 신천지와 관련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르면서 신천지에 의한 지역 바이러스 전파 우려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부산시는 초동 대처에 실패한 데 이어,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신천지와 관련한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등 대응에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부산시에 따르면 25일 현재 부산지역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44명이다.

이 가운데 최소한 4명 이상은 이단 신천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대구 이단 신천지 관계자로 확인된 12번 확진자 A(50대·여)씨는 부산 아시아드요양병원에서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해당 병원은 부산에서 처음으로 코호트 격리가 시행됐다.

또 동래구 온천교회 성도나 대구지역 방문자 등 부산지역 코로나19 확진자 대다수가 이단 신천지로 인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부산 동구 신천지 안드레 연수원 (사진=송호재 기자)

 

이처럼 바이러스가 부산지역에 급속도로 퍼지고, 특히 이단 신천지에 의한 확산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부산시의 대처는 곳곳에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부산시는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한 지 나흘이 지났지만, 부산지역 전체 신천지 신도 명단을 확보하지 못했다.

부산지역 신천지 신도는 1만 5천여명으로 추정된다.

대구지역 신천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30여명의 명단을 확보하고도 여전히 일부는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부산 7번 확진자 중국인 B(20대·남)씨 역시 신천지 교인인 사실이 확인됐지만, 정확한 동선을 알아내지 못해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또 부산지역에 최대 7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위장 교육센터'의 폐쇄 여부도 취합하지 못했다.

그 사이 대구시는 신천지 신도 전체 명단을 확보해 전수조사를 벌였고, 경기도는 행정력을 동원해 시설을 강제 폐쇄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한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시는 지난 19일 대구 신천지가 코로나19 전파 원인으로 처음 지목된 이후에도 부산지역 신천지 건물 위치나 신도 수 등 기본적인 정보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었다.

당연히 건물 폐쇄나 전수조사 등 바이러스 전파를 막을 수 있는 초동 대처가 전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부산 온천교회. (사진=부산CBS 박진홍 기자)

 

지역 교계는 이미 대구지역 이단 신천지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을 때부터 부산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신천지 활동 특성상 지역에서 활동하는 지파 간 교류가 활발한 데다, 부산은 대구와 지리적으로 가까워 전파 가능성이 어느 곳보다 높다는 지적이었다.

부산성시화운동본부 권남궤 이단상담실장은 "신천지 신도가 불가피하게 다른 지역에 방문할 경우 해당 지역에서 집회에 참여한 뒤 이를 자신이 속한 지파에 알려 출석을 인정받는 식으로 출결을 관리하고 있다."라며 "이 때문에 이미 2개 지파가 활동 중이고 대구와 지리적으로도 가까운 부산은 당연히 교류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단 신천지의 폐쇄성에 부산시의 늑장 대응이 더해져 피해가 확산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각 지역 신천지 시설을 모두 방문해 확인하는 등 부산지역 신천지 실태를 조사했다고 해명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신흥종교이다 보니 초기에 관련 정보가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초동 대처가 미흡했다고 인정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신천지가 신흥종교이다 보니 관련 데이터가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지난 주말 실태를 파악하는 등 조사를 진행했다."며 "기초단체와 함께 지역에 있는 신천지 시설 수십 곳을 모두 방문해 운영 여부를 확인하는 등 문제가 확산하지 않도록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천기사

스페셜 그룹

부산 많이본 뉴스

중앙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