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부산지역 지자체 축제 개최 놓고 '우왕좌왕'

'우한 폐렴' 부산지역 지자체 축제 개최 놓고 '우왕좌왕'

다음 달 8일 정월대보름 행사 3개 부산 기초단체는 취소, 나머지 '고심'
일선에서는 "상급 기관 지침 없어 고민 길어지는 등 혼란" 볼멘소리도
오는 3월 대규모 봄 축제 줄줄이 열려 '전전긍긍'

지난해 정월대보름을 맞아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에서 개최된 사상전통달집놀이 행사. (사진=사상구청 제공)

 

부산에서도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의심 환자가 발생하면서 우려가 확산하자 일선 기초단체들이 대규모 행사를 취소하는 등 대응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통일된 지침이나 매뉴얼이 없어 기초단체마다 축제 개최 여부가 엇갈리거나 고심을 거듭하는 등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부산 남구는 28일 대책 회의를 열고 다음 달 8일 예정했던 정월대보름 축제 등 향후 모든 행사를 잠정 취소하기로 했다.

구는 우한 폐렴 확산에 따라 정부가 감염증 위기 단계를 격상하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섬에 따라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남구 관계자는 "주민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해 관이 주도하는 모든 축제나 행사는 잠정 취소하기로 했다"라며 "바이러스 확산 추세와 정부의 대응 방침을 지켜본 뒤 매뉴얼에 따라 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대응을 선제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 사상구 정월대보름 행사 취소 안내 문자 (사진=부산CBS)

 

사상구도 29일 오전 긴급회의를 소집해 정월대보름 당일 계획한 '사상전통달집놀이'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

바이러스 확산이 우려되는 가운데 1만명 이상이 모이는 축제를 개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취소를 결정했다는 게 사상구 설명이다.

다음 달 6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던 구청장 동 순방 행사도 취소했다.

이날 행사 취소를 결정한 사상구는 곧바로 지역 주민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부산 북구 역시 이날 긴급회의를 열고 정월대보름행사를 취소했다.

부산 서구와 기장군도 축제 등 각종 행사를 취소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해운대구와 사하구 등은 우선 행사를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들 기초단체는 아직 행사일까지 시간이 있고, 민간 행사를 일방적으로 취소하기는 쉽지 않다며 애초 계획대로 축제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바이러스 확산 여부나 정부의 대응 방침 등을 지켜본 뒤 진행 여부를 다시 검토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행사까지 시간이 있기 때문에 우선 진행하기로 하고, 만약 상황이 악화할 경우 관계기관과 협의해 개최 여부를 다시 결정한다는 방침"이라며 "구 차원에서도 우한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여러 방면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부산 강서구, 금정구와 수영구 등 3개 구는 여전히 행사 개최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전광판에 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폐렴 예방 관련 안내문이 붙었다. (사진=이한형 기자)

 

이처럼 부산지역 일선 기초단체마다 행사 개최 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는 것은 부산시 등 상급 기관의 구체적인 방침이 없기 때문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북구 관계자는 "시에서 선별진료소를 설치하라는 지침은 보건소에 전달했지만, 축제 등 행사에 관해서는 아직 내려온 지침이 없다"라며 "이 때문에 행사 취소 여부를 두고 논의를 거듭했고, 임박한 일부 축제를 우선 취소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상구 관계자 역시 "조류 독감 사태 때는 '대중이 많이 모이는 행사를 하지 말라'는 행정안전부 지침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받지 못했다"라며 "정부 차원의 지침이나 기준이 나온다면 기초단체는 대응하기 훨씬 쉬울 것"이라고 전했다.

게다가 우한 폐렴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오는 3월부터 예정된 각종 봄축제까지 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강서구 관계자는 "아무래도 사람이 많이 모이는 축제나 행사 걱정이 가장 크다. 특히 날씨가 풀리는 3월부터는 벚꽃 축제나 토마토 축제 등 지역 대표 행사를 잇따라 계획하고 있다"라며 "이들 축제를 개최할지 여부도 관계자들과 조율할 필요가 있어 논의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29일 현재 부산지역에서는 우한 폐렴 의심환자 4명이 발생했지만, 검사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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