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사고 전 셔터 점검 제안받았지만 '뒷짐' 진 부산 소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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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사고 전 셔터 점검 제안받았지만 '뒷짐' 진 부산 소방

전동셔터 업계 "수년 전 소방서 차고 문 정기점검 제안했지만 예산문제로 반영 안 돼"
부산소방 "공식 제안 자료 없다" 해명
전문가 "전동셔터 적어도 연 2차례는 점검해야"

갑자기 추락해 인명 사고가 난 셔터를 현장 감식하는 관계자들 옆으로 안전을 강조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부산CBS 박진홍 기자)

갑자기 추락해 인명 사고가 난 셔터를 현장 감식하는 관계자들 옆으로 안전을 강조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부산CBS 박진홍 기자)
소방관의 목숨을 앗아간 전동셔터 추락사고와 관련해, 부산 소방이 수년 전 전동 셔터에 대한 정기점검이 필요하다는 제안을 받고도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기점검 필요성을 인지하고도 선제 대응에 나서지 않아 인명피해를 낳았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전동셔터 업계에 따르면,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2010년대 부산소방에 "일선 소방서 차고 셔터를 정기적으로 점검하자"고 제안했다.

업계 관계자 A씨는 "소방서 차고 문이 고장 나면 직원들이 수시로 출동해 수리하는 일이 잦아, '그 전에 고장 난 걸 미리 확인하고 고치는 게 좋지 않겠냐'며 실제 문을 사용하는 일선서 관계자들에게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안을 받은 소방관들도 필요성에 공감해 이 내용을 부산소방본부에 전달했지만, 결국 정기점검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면서, "본부에서 부산시에 점검 예산 편성을 요청했으나 반려됐다고 전해 들었다"고 설명했다.

지자체가 각종 소방 장비 등 예산을 편성·집행하는 과정에서 셔터 점검 관련 내용이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으로 풀이된다.

셔터 추락 사고 현장 검증에 나선 국과수 관계자들이 파손된 스프링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부산CBS 박진홍 기자)

셔터 추락 사고 현장 검증에 나선 국과수 관계자들이 파손된 스프링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부산CBS 박진홍 기자)
그러는 사이 일선 소방서에서는 고장이 있을 때만 점검과 수리를 의뢰하는 '땜질식 처방'이 반복됐다.

실제 부산CBS 요청으로 부산소방재난본부가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부산지역 소방서 전동셔터 고장·수리 건수는 모두 172건에 달한다.

특히 이번 사고처럼 고장이 나면 추락할 위험이 있는 부품인 와이어, 스프링 고장은 각각 70건, 54건이나 됐다.

결국, 지금까지 고장을 여러 차례 겪어 온 소방은 사전에 이상을 발견할 수 있는 정기점검 제안까지 받고도 예산과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차고 셔터를 사실상 방치해 온 셈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적어도 연 2차례 정도는 정기점검이 이뤄져야 전동셔터 고장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한 전동셔터 전문가는 "동시에 설치된 셔터라도 사용 횟수 등에 따라 상태가 달라지는 만큼, 주기적으로 셔터 상태를 확인하고 부품을 교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추락사고가 발생한 다대119안전센터의 경우에도 지난 2009년 셔터 3개를 동시에 설치했다.

이 중 추락한 셔터는 평소 구조대 차량의 출동이 잦아 여닫는 횟수가 많았던 반면 나머지 2개 셔터의 사용 빈도는 비교적 낮았다.

사고 당시 이 2개 셔터의 스프링 등 부품은 정상이었다.

설치 시점과 부품 상태가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기에, 점검을 통해 마모 정도 등을 꾸준히 확인해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추락한 셔터를 사다리로 받쳐 놓은 모습. (사진=부산CBS 박진홍 기자)

추락한 셔터를 사다리로 받쳐 놓은 모습. (사진=부산CBS 박진홍 기자)
한편, 부산소방재난본부는 현재 공문 등 관련 문서가 남아있질 않아, 사전에 정기점검 제안이 있었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업체가 시설 관리를 맡아주면 소방도 업무에 집중할 수 있어 이득인데, 만약 제안이 실제 있었다면 그냥 무시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차고지 셔터의 주기적 점검 필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만큼,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중 하나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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