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CBS 운영이사회 · 목회자자문위원회의 일본 순교지 순례 길

부산CBS 운영이사회 · 목회자자문위원회의 일본 순교지 순례 길

선교 대상지였던 일본에 수십만명의 순교를 허락한 이유

지난 2일, 일본 순교지 순례를 나선 부산CBS 운영이사회와 목회자자문위원회가 스즈타 감옥터를 첫 순례지로 선택했다.

 

역사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우리에겐 좀처럼 가까워지기 힘든 나라, 세계교회가 선교를 포기한 나라 일본.

복음율이 0.3%로 복음의 불모지로 알려져 있지만 우리나라 보다 300년 앞선 1549년, 나가사키현 히라도에 들어온 프란치스코 자비에르 선교사에 의해 처음으로 복음이 전해지고, 순교의 피가 뿌려진 곳이다.

그런 일본을 부산CBS 운영이사회(이사장 신관우 장로)와 목회자자문위원회(위원장 안용운 목사)가 찾아가 2박3일 동안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함께했다.

순례단이 스즈타 감옥터를 떠나기 전, 다함께 기도하고 있다.

 

하나님의 특별한 부르심

지난 2일 오후, 나가사키의 문이라 불리는 오무라 시 남쪽 작은 언덕에 있는 스즈타 감옥터.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언덕 위에 세워진 이 곳은 6평 남짓의 새장 같은 감옥으로 지난 1613년에 내려진 금교령 이후 약 5년 간 외국인 선교사 30여 명을 포함한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수감됐던 곳이다.

이번 순례단으로 함께한 김대호 목사(땅끝교회 일본어 예배 담당)는 “이 작은 공간에 최대 33명이 살기도 했고, 종신형을 선고받은 자들은 죽기 전가지 60년을 살아온 이도 있었다고 전해진다”면서 “예수를 부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좁디좁은 감옥에서 생을 마감해야 했던 사람들이 어떻게 그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뎌낼 수 있었을까를 생각해 보면서 이 땅에도 복음이 꽃 필 날이 속히 오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호코바루 처형장을 참관하고 있는 순례단.

 

스즈타 감옥터에서 차로 20여 분 떨어진 호코바루 처형장, 오무라 영내에서 가장 많은 순교의 피가 흐른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곳에서는 귀가 잘린 채 1,000km를 끌려온 131명의 그리스도인들이 무릎을 꿇고 줄을 지어 한꺼번에 참수형을 당했다고 한다.

순교자들이 한 마디의 신음소리도 내지 않고, 묵묵히 죽음을 맞이할 때 흐느끼는 사람도 공포에 떠는 사람도 없었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부산CBS 사목 최상림 목사는 “우리가 먼저 순교의 믿음을 가져야 다른 분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런 믿음을 갖고 싶은 마음으로 기도했다”고 말했다.

니시자카 공원에 위치한 일본 26성인 기념박물관.

 

순교의 믿음

순례단이 다음으로 발걸음을 옮긴 곳은 니시자카 공원에 있는 26인 순교지로 지난 1597년 1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금교령을 선포한 가운데 스페인 선교사를 포함한 26명의 그리스도인들이 체포되어 처형된 곳이다.

체포된 이들은 귀가 잘린 채 교토를 출발해 한 달 동안 걸어서 이 곳에 와서 쳐형되는데 십자가에 달려 창에 찔린 채 순교했다.

이들을 기념하기 위해 건립된 기념비는 감사와 기쁨을 안고, 하늘로 올라가려고 하는 26인 순교의 순간을 형상화 했는데 이 중에서는 12살, 14살의 어린 소년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 곳에서 이응준 목사는 “어떠한 순교의 피바람이 불더라도 믿음을 잘 지켜낼 수 있는 믿음을 달라”고 기도했다.

이성구 목사가 순례단을 대표해 감람나무 식수를 하고 있다.

 

순례 2일 째 오전, 순례단은 규슈 사세보시 외곽의 사이카이 국립공원 안에 위치한 모리키라라 동식물원에서 감람나무(olive tree) 식수 행사를 가졌다.

일본의 기독교 역사를 탐방하는 한국의 크리스천에게 감사와 협력 차원에서 마련된 자리였다.

감람나무는 성경의 식물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빈번하게 등장하는데 풍요와 평화, 성령을 상징한다.

부산CBS 목회자자문위원장 안용운 목사는 “일본의 복음화가 촉진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일본교회가 뿌리깊이 성장해 나가길 희망한다”면서 “감람나무 식수가 단순한 하나의 행사가 아닌 평화와 희망, 복음의 역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이카이 국립공원 나카시마 마사미 대표는 “이번 식수를 계기로 한국과 일본 간의 관계가 회복되는 일이 일어나길 바란다”면서 “거짓이 아니라 진심으로 한국의 크리스천들을 환대한다.”고 화답했다.

또 부산CBS 목회자자문위원을 대표해 식수에 참여한 이성구 목사(시온성교회 담임)는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지금 식수할 나무처럼 아직은 많이 어린 것 같다”면서 “나무가 자라듯이 한일 간의 관계가 아름답게 잘 성장해 나가길 간절히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이키츠키 향토박물관을 둘러보고 있는 순례단.

 

이 곳에서 다시 2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이키츠키 향토 박물관, 일본 기독교의 발상지로 알려진 이 곳에는 관음보살상과 닮은 성모자상과 부처상을 본딴 예수상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숨은 그리스도인이라는 뜻을 가진 카쿠레 키리시탄들이 만든 조각품들로 도요토미 히데요시 이후 가해진 박해를 피해 예수와 성모상을 만든 것이다.

김주영 선교사(후쿠오카 비전교회)는 “박물관 내 그 어떤 곳에서도 성경을 찾아볼 수 없는데 일본의 초기 기독교가 또 다른 하나의 토속신앙으로 변질된 것은 말씀이 중심에 없었기 때문이다”면서 “우리에게 다시한번 말씀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시간이 되었다”고 말했다.

마츠우라 사료박물관에 전시된 기독 전시물을 둘러보고 있는 순례단.

 

히라도에 있는 마츠우라 사료박물관에서는 17세기 일본 박해의 참상을 기록으로 마주했다.

1587년,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첫 기독교 금지령 문서를 비롯해 1683년, 숨어있는 기독인들을 밀고하라고 권유하는 고찰, 기독교인들에 대한 고문과 처형을 담은 삽화 등은 당시 기독교인 박해가 얼마나 무자비했었는지를 보여준다.

자비에르 기념교회에 순례단이 도착하고 있다.

 

마츠우라 사료박물관 옆으로 난 길을 따라 걷다보면 어느 새 자비에르 교회에 도착하게 된다.

일본 기독교는 1549년 8월, 예수회 신부인 프란치스코 자비에르 선교사로 인해 시작됐는데 자비에르 선교사의 일본 도착 400주년을 기념해 1931년에 세워진 교회가 자비에르 교회이다.

야이자 화형장에서 기도하고 있는 순례단의 모습.

 

금교령 이후에도 선교활동을 하던 카밀로 선교사를 처형한 야이자 화형장을 끝으로 순례단의 순교지 순례는 마무리됐다.

마츠우라 사료박물관 입구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있는 순례단의 모습.

 

하나님의 마음, 하나님의 눈물이 그 땅에 있었다

천국과 부활에 대한 소망으로 박해를 당한 순교자들은 영원한 생명을 얻었을 것이다.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땅, 아직도 복음의 열매가 맺히지 못한 그 땅을 위해 이제 우리가 헌신할 때가 아닐까?

부산CBS 신관우 운영이사장(백양로교회 시무장로)은 “하나님의 마음이 이미 오래 전부터 이 땅에 가득히 임하고 계심을 이번 순례길 여정을 통해 분명히 보았다”면서 “이번 순례가 일본에 복음의 꽃을 피우는 근간이 되길 기도하고, 또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2박3일 동안의 순교지 순례를 마친 부산CBS 운영이사회와 목회자자문위원회는 순교자들이 흘린 피가 일본 복음화의 밑거름이 되길 간절히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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