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는 있는데 기사가 없어"…부산 두리발 운영 난맥상

"차는 있는데 기사가 없어"…부산 두리발 운영 난맥상

올해 신차 30대 도입, 신규 기사 채용은 20명에 그쳐
부산시설공단 "장애인 관련 인식 부족 지원자 많았다"
장애인 단체 "추가채용 아직도 안 돼…의지가 없다"

운행에 필요한 장애인마크도 부착하지 않은 채 부산의 한 공영주차장에 멈춰서 있는 두리발 신규 차량. (사진=사상구장애인자립센터 제공)

 

부산시 교통약자 특별교통수단 두리발이 올해 차량 대수가 늘었음에도 운행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

새로 산 차량 대수에 맞춰 기사를 충분히 뽑지 않았기 때문인데, 이용자들은 영문도 모른 채 1~2시간씩 배차를 기다리고 있다.

부산시는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이동 편의를 보장하겠다며 특별교통수단 두리발 차량 30대를 올해 새로 들여왔다.

두리발 운영을 맡은 부산시설공단은 지난 5월, 늘어난 차량 대수와 퇴직자 등을 고려해 모두 37명의 복지 매니저(운전기사)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냈다.

만 60세 미만, 공고일 기준 3년 내 운전적성 정밀검사 적합 판정, 봉사활동 120시간 이상 등 까다로운 응시 자격 조건에도 서류 지원자만 200여 명이 몰렸다.

그런데 시험과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한 기사는 공고에서 밝힌 채용 예정 인원에 17명이나 부족한 20명에 그쳤다.

장애인 관련 복지서비스 인식 등이 미흡한 지원자가 많았다는 게 공단이 기사를 덜 뽑은 이유다.

오전 시간대 공영주차장에 운행하지 않고 길게 늘어선 두리발. (사진=사상구장애인자립센터 제공)

 

부산시설공단 관계자는 "면접 과정에서 장애인에 대한 의식 부분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데, 지원자들의 자질이 모자란다고 판단해 계획한 만큼 채용을 못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애인단체는 공단이 애초에 운행에 필요한 기사를 모두 채용할 의지가 없었다고 지적한다.

사상구장애인자립센터 노경수 소장은 "채용인원 미달이 됐으면 바로 재공고를 내 사람을 다시 모집해야 하는 게 정상인데 공단은 아직 추가 채용공고를 내지 않고 있다"면서, "비싼 차를 들여놓고 기사가 없어 장애인 등 이용자들이 몇 시간씩 배차를 기다리게 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운영"이라고 말했다.

공단이 이달 중 공고를 내 뽑을 기사는 채용 전형과 교육 등을 고려하면 빨라야 12월에 투입될 것으로 보여, 새로 산 차량이 주차장에 멈춰있는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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