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산기념관' 신축 계획 첫 용역부터 부실 논란

'백산기념관' 신축 계획 첫 용역부터 부실 논란

부산 중구, 독립운동가 백산 안희제 선생 기념관 재건축 등 발전 계획 추진
기본 발전 계획 수립 용역 보고서 "부실하다" 질타 이어져
"용역 업체 자격 의심스럽다" 지적까지 나와
용역 업체 "실적·보고서에 아무런 문제 없다" 반박

부산 중구 백산기념관 입구. (자료사진)

 

부산 중구를 대표하는 독립운동가, 백산 안희제 선생 기념 시설 신축 사업이 추진되는 가운데 사업 계획 수립을 위한 첫 용역이 부실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각종 논란과 의혹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 중구는 지난 5월 문화·예술연구단체로 알려진 A연구소와 계약을 맺고 '백산기념관 발전계획 수립 용역'을 맡겼다.

백산 안희제 선생은 지역을 대표하는 독립운동가로 꼽힌다.

하지만 각종 업적을 기리고 사료를 보관하는 '백산기념관'은 낡고 협소한 지하에 조성돼 개선이 필요하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중구는 용역비 1천984만원을 편성해 A연구소와 용역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중구는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17억원에서 최대 수십억원에 달하는 백산기념관 신축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중구 의뢰를 받은 A연구소는 4개월 동안 용역 끝에 지난 4일 최종보고회를 열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중구청장과 역사 전문가, 안희제 선생 후손 등은 A연구소와 용역 관계자를 강하게 질타했다.

2천여만원이 들어간 용역이라고 보기에는 내용이 부실하다는 지적이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용역 보고서 절반은 안희제 선생 소개와 업적, 전국에 있는 유사 시설 현황 등 쉽게 찾을 수 있는 정보들이었다.

나머지 절반은 한 건축 설계사무소가 만든 백산기념관 설계 도면 3개 안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들은 애초 요구한 발전 방향이나 사업성, 사업비 조달 방안 등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며, 용역 기간을 연장해 24일 다시 최종보고회를 열기로 했다.

중구는 최종 용역 결과까지 부실할 경우 계약을 재검토하고 책임까지 묻겠다는 입장이다.

부산 중구 관계자는 "애초 용역을 통해 사업성과 중·장기 발전계획, 사업비 조달 방안 등을 요구했지만, 용역 결과가 다른 방향으로 나왔다는 지적이 많았다"라며 "새로 만든 보고서도 부실할 경우 계약 재검토 등 강경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 중구 백산기념관 지하 1층 입구. (자료사진)

 

지역에서는 용역 결과는 물론 A연구소의 자격을 두고도 각종 논란이 이어졌다.

A연구소가 제출한 실적이 백산기념관 발전 계획 용역 업무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었다.

게다가 지난 1월 부산에 비영리법인으로 등록해 그 사이 부산에서 활동한 실적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지역 역사 전문가는 "전국에 유사한 시설을 소개한다면서 정작 시설을 방문하거나 공간을 분석한 결과는 없고 홈페이지에 나온 시설 사진을 첨부하는 등 보고서 내용이 부실했다"라며 "용역 업체가 이번 용역을 수행할 만한 곳인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연구소는 역사·문화 관련 다양한 사업 실적을 중구에 제출해 문제가 없다며, 용역 결과가 부실하다는 논란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A연구소 관계자는 "서울과 부산에서 오랫동안 역사와 문화 관련 사업을 수행한 실적이 있다. 중구에 증빙 자료를 제출했다"라며 "올해부터 다양한 문화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비영리법인으로 등록까지 마쳤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백산기념관 발전 방향을 놓고 여러 입장과 의견이 나오다 보니 이를 모두 수용하지 못해 불만이 나온 것뿐, 부실하다는 지적은 적절하지 않다"라며 "오히려 중구가 요구한 것보다 더 많은 결과물을 담은 보고서를 만들었다. 용역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지켜봐 달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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