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부산시의회 이현 의원 "선한 의지가 반영된 좋은 정치, 지켜봐 주세요"

[인터뷰] 부산시의회 이현 의원 "선한 의지가 반영된 좋은 정치, 지켜봐 주세요"

제8대 부산시의원 가운데 최연소, 초선, 여성, 청년 의원
부산시 정책연구용역 결과 의무 공개 등 조례 발의
부산지역 학교협동조합 1곳 불과 지적, 방향 제시하기도
센텀2지구 부지, 청년에게 돌려줘 부산 미래 먹거리로 만들어야

더불어민주당 이현 의원 (부산 CBS)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통해 부산시의회 정치 권력이 180도 바꿨다.

촛불혁명 이후 치러진 첫 지방선거에서 부산시민들은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유례없는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42개 광역의원 선거구 가운데 민주당 의원이 선출된 것은 38곳.

1995년 지방선거가 실시된 이후 민주당이 선출직 시의원을 배출한 것은 처음이었다.

제8대 부산시의회는 '역대, 최초' 수식어가 즐비하다.

선출직과 비례를 포함한 의원 47명 가운데 여성은 10명. 역대 의회 가운데 가장 많았다.

또, 40대가 17명, 30대가 7명 등 의원들의 연령층이 젊어졌다.

민주당이 배출한 최연소, 초선, 여성, 청년 의원은 바로 부산시의회 해양교통위원회 소속 이현 의원(부산진구4)이다.

1986년생으로 올해 만 32살이 된 그는 스웨덴 세계해사대학교 선박경영 및 물류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UN 국제기구인 IMO에 근무한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다.

민주당이 본격적인 선거에 돌입하자마자 시의원 후보군 중 청년 인재영입의 대표적인 인물로 내세운 이가 바로 이 의원이다.

이 의원은 센텀2지구를 청년을 위한 4차산업 메카 '부산테크노벨리'로 추진하자는 제안에서부터 부실 용역을 퇴출하기 위해 부산시 정책연구용역 결과를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조례 발의, 사회적경제 체험처 '학교협동조합'이 부산에는 단 한 곳에 불과한 현실을 지적하며 각종 정책 토론회 등을 통해 조례 발의의 근거를 마련했다.

또, 민주당 부산시당의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정치권 안팎에서 시당의 스피커 역할도 한다. 1년간 이뤄진 일들이다.

6.13 지방선거 1주년을 맞아 그에겐 더 의미가 남다를 터, 지난 1년에 대한 소회와 앞으로 부산시의회가 나아갈 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더불어민주당 이현 의원 (부산 CBS)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으면 그만큼 관심의 한 가운데 선다는 뜻이기도 하다. 당연히 그 무게 또한 부담스럽다. 이 의원은 '겸손하게, 필요한 사람이 되자'는데 집중했다고 설명한다.

"의회 시작하자마자 최초,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많으니까 그 부분을 의정활동을 통해 더 빛나도록 해야겠다고 결심을 했다. 거창한 타이틀만 있고 내실이 없으면 안 되니까요. 그래서 항상 더 조심하고 조심했던 것 같습니다. 과거 인터뷰한 자료를 찾아보니 '의정활동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더라고요. 지난 1년은 그 명제가 목적, 목표였고 나름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초선이 대부분인 제8대 부산시의회는 '아마추어리즘'을 빨리 벗는 것이 과제라는 지적을 받았다.

때문에 여느 때보다 더 학습하고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년간 의원들이 발의한 조례는 107건. 토론회는 63차례나 열었다.

앞선 제7대 부산시의회가 같은 기간 조례 발의 58건, 토론회를 22차례 개최한 것에 비하면 2배 이상 많은 것이다.

"실제로 공부를 많이 했어요. 의정활동 중 동료들의 동의가 필요한 것이 많았습니다. 저희 초선에 젊은 의원들은 그럴 때마다 그 의도가 뭘까? 선한 의도를 갖고 있는가? 도움이 되는가? 명분이 있는가? 그쪽에 집중했고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지 않았어요. 초반에 각종 스터디 모임을 만들어 열심히 학습한 것은 분명 의정활동에 큰 도움이 됐죠"

제8대 부산시의회는 먼저 시민사회와 '소통'에 집중했다.

의정활동을 알리는 다양한 채널을 만들고, 의원 개개인도 SNS를 통해 자신의 의정활동을 적극 알리기도 했다.

"제8대 부산시의회가 가장 고민한 부분이죠. 의회가 어떤 일을 하는지 알리는 것이죠. 정치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거리를 두는 것이 아니다, 때문에 그 벽을 허물어야겠다는 데 의원들이 공감했어요. 사실 4년 뒤 또 누가 의원이 되어 의회를 구성할지 모르잖아요. 때문에 제9대 부산시의회 의원이 누가 되든 간에 외부로 의정활동을 잘 전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데 많은 노력을 들였습니다."

1년간 의정활동 가운데 그래도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은 부분이 있을 터.

이 의원은 부산시 정책연구용역 결과를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조례 발의를 꼽았다.

"행정사무감사 때 용역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조례가 발의되면 일이 더 늘어나기 때문에 부산시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운 부분입니다. 하지만 선한 의도로 잘못된 것을 바로잡자는데 의미가 있다는 것을 집행부에서도 잘 알아주셔서 조례를 꼼꼼하게 잘 만들 수 있었어요. 부산시 등이 수행하는 용역에는 시민의 혈세가 투입되잖아요. 제대로 이뤄져야 하는 이윱니다. 때문에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방안을 모색, 협의를 통해 최종적인 시스템 개선까지 완성한, 지난 1년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이현 의원(부산 CBS)

 

거의 30여년 만에 부산시의회 정치권력이 바꿨지만 시민들의 열망과 기대에는 못 미친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며 더 큰 관심과 애정을 당부했다.

"사실 저희 시의회는 오래된, 해묵은, 관행화된 것들을 끊어냈던 작업에 주력했습니다. 예를 들면 부산시의회 시민 중심 도시개발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는 예전에 없던 작업이죠. 엘시티나 오시리아 관광단지 개발 등 시민사회가 의혹을 제기한 사업을 A~Z까지 다 살펴보겠다는 것이거든요. 또 10년, 20년 뒤 미래 부산을 제대로 말하기 위한 시작입니다. 당장 단기적인 성과는 나지 않더라도 의회가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시고 좀 기다려 주셨음 합니다"

지난 1년간 학습, 고민, 예열한 부산시의회의 모습을 보였다면 2년 차로 접어든 시점에는 성과를 내는 성공한 시의회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다.

부산시의회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지, 시민들이 어떤 평가를 하는지가 곧 내년 총선의 성적표로 귀결된다.

"앞으로 미래 먹거리, 청년 문제를 더 깊게 파고 들려고 합니다. 이 모든 것이 결합한 것이 센텀2지구이거든요. 부산지역에서 청년들에게 돌려줘야 하는 부산의 미래를 결정할 마지막 부지일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기존의 센텀처럼 가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 부산이 해양자치권을 갖고 있지 않은 것도 큰 고민 중 하나입니다. 이 가운데 안전은 반드시 챙겨야 겠다. 때문에 최근에 토론회도 열었죠. 그 자리에서 느낀 것은 아, 부산시와 의원이 할 일이 정말 많구나. 우리는 세월호 등 해양 참사를 목도하고 경험하고도 왜 재발 방지에 대한 대책을 촘촘히, 아니 점검조차 하지 않았을까. 라는 반성과 함께 많은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이 의원은 최근 본인이 주최한 '부산시 수난 구호 참여자 지원을 위한 정책토론회' 이야기를 하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세월호 참사 당시 민간 잠수사로 활동한 분이 토론회가 끝나자마자 '감사합니다'라는 말 한마디를 건넸는데, 그때 잠수사가 오랫동안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네잎 클로버를 자신에게 줬다고 한다.

죄송함과 감사함, 의무감. 복합한 감정이 휘몰아치면서 눈물이 났는데, 그때를 떠올리면 지금도 눈물이 난다고 한다.

이같은 '선한 의도'를,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제8대 부산시의회가 끝날 때 즈음, 시민들은 참 잘했다고 네잎 클로버 대신 더 열렬한 지지로 답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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