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이 만난 사람]동명대학교 정홍섭 총장

[노컷이 만난 사람]동명대학교 정홍섭 총장

'깨어'져서 '깨어남'으로 교육 혁신 이뤄 갈 것
교육혁신으로 '강소대학' 만들것

정홍섭 총장.(사진=동명대학교 제공)

 

동명대학교가 2019학년도 정시 경쟁률 부산 1위와 유지취업률 부산·울산 사립대 1위 등의 성과를 내며 '강소대학'으로서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성과의 바탕에는 지난 2017년 6월 취임해 20개월간 동명대의 혁신을 이끌어 온 정홍섭 총장이 있다.

"지난 10년간 등록금이 동결됐고,정부 정책에 따라 학생수를 계속 줄여왔습니다.또,교육부의 평가 기준에 맞추려다 보니 지방 대학은 거의 빈사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 총장은 지방대가 처한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은 있다고 했다.

" 다들 어렵지만 우리 대학에서는 희망을 볼 수 있습니다. 스스로 변하려는 움직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정 총장은 지난해 7월 약 2주간 독일 대학을 둘러보며 4차 산업 혁명에 대비하는 독일 대학들의 움직임을 살피고 왔다.수업도 참관하고 대학 관계자들로부터 설명을 들으며 독일 대학의 변화 움직임을 읽을 수 있었다. 또,독일 대학 관계자를 초청해 특강도 실시했다.

"독일 대학이 다른 지역의 대학보다 시대 변화에 더 민감하게 대응하는 것 같아 독일을 둘러봤습니다.거기서 지금 모습이 깨어지고 변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후 ,정 총장은 동명대에 혁신의 바람을 불어 넣기 위해 '깸'이란 개념을 개발해 교육혁신방향으로 설정하고 추진하고 있다.

'깸'이란 '깨어짐(break)'의 의미도 있지만 '깨어남(awake)'의 의미도 갖고 있다.과거의 낡은 모습이 깨어짐(break)으로써 새롭게 깨어난다(awake)는 것이다.

"깸의 키워드는 개방(Opening) 실용(Practicality) 융합(Convergence) 공유(Sharing) 등 4가집니다. OPCS 이 4가지로 대학의 수업을 포함한 모든 부분을 검증해보고 깨야 할 것은 깨고 바꾸어가자는 취지로 '깸'을 도입했습니다."

정 총장이 설명한 4가지 키워드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개방(Opening)은 학교의 모든 행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은 물론 교수들의 수업 내용까지 공개하는 것이다.교수들이 수업할 내용을 학교 인터넷망에 올리고 이를 학생 등 구성원이 모두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당연히 수업의 질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실용(Practicality)은 실제로 사회에 나가서 사용할수 있는 것을 가르치자는 것.이를 위해 동명대는 각 기업체 관계자들과 이미 사회에 진출한 졸업생들이 함께 학생들에게 가르칠 과목을 선정하도록 했다.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것을 집중해 가르치자는 것이다.

융합(Convergence)은 예를 들어 경영학과와 컴퓨터학과가 융합해 하나의 과목을 만드는 식이다.이는 현대의 복잡다난한 문제들을 단일 과목으로는 해결 할 수 없다는 전제가 깔려있다.컴퓨터의 빅데이터 기법을 경영학에 접목하는 식이다.

공유(Sharing)는 학생간,교수간,학과간의 칸막이를 없애는 것이다.소통으로 수업의 효율을 높여가는 것이다. 같은 과목을 다른 교수가 각각 가르치면서 어떤 경우 학생들은 같은 내용을 두 세번 중복해 배우는 비효율을 없앤다는 것이다.

정 총장은 에피소드를 들어가며 학과간 칸막이를 없애고 효율적인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떤 대학의 한 교수가 연구중에 특정한 자료가 필요했습니다.수소문 끝에 미국에 있는 한 대학에 자료가 있다고 해서 미국까지 가서 자료를 구해 왔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 옆방의 교수가 같은 자료를 갖고 있더라는 '웃픈(웃기지만 슬픈)' 이야기가 있습니다"

정 총장은 동명대의 교육 내용과 방법을 바꿔야 강소대학으로 설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모든 학과에서 컴퓨터 프로그램 기초를 가르칩니다.소프트 융합을 중심으로 하는 특성화 대학으로서 기본적으로 컴퓨터 프로그램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아야하고 앞으로는 컴퓨터 언어가 영어와 마찬가지가 될테니까요"

앞으로도 OPCS를 계속 추진해 갈 방침이다.OPCS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혁신을 가속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업이 교실이고 교실이 기업입니다.기회만 되면 기업의 연구실을 대학에 유치할 생각입니다.반대로 대학의 연구실도 기업에 설치해 공간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실용성을 추구하는 대학으로서 교수 채용시에도 기업 근무 경력을 반드시 요구할 계획입니다."

이 같은 혁신의 목적은 '동명대 학생은 기업에서 믿고 쓸 수 있다'는 말을 듣는 것이다.

동명대학교 본관.(사진=동명대학교 제공)

 


동명대는 이와 함께 세계적인 IT기업인 INTEL사와 부산시교육청과 함께 AI(인공지능)기반 미래교육과 관련연구 등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TU-PEN인텔미래교육센터’(가칭)도 교내에 개소한다. 이를 통해 AI기반의 미래교육을 견인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또,2월 25일부터 27일까지는 부울경 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신입생동기유발학기제'를 실시한다.

이는 2019학번 모든 새내기 1818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체험 등을 통해 전공에 대한 이해력과 학습취업 동기를 사전에 집중 유발해 자기주도적 학습과 진로 설계 등을 지원하는 것으로 수료자에게는 교양 1학점이 부여된다.

동명대는 교육 혁신과 함께 정 총장 취임 이후 노조와의 관계도 재설정했다. 극심한 대립으로 노사가 갈등을 겪던 구도에서 노사 화합 구도로 바뀌었다.

"서로 대화하며 모든 걸 공개하고 투명하게 원칙대로 진행하니 노사화합이 되더군요.이제는 노조도 자발적으로 학교 발전에 힘을 보탠다고 하니 노조에 고마움을 느낍니다"

실용명문대학을 추구하는 동명대의 교육혁신이 어디까지 진행될지 정 총장과 대학구성원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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