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이 만난 사람]정희준 부산관광공사 사장

[노컷이 만난 사람]정희준 부산관광공사 사장

'재밌고 즐겁고 만족스럽다"는 말 나오는 부산관광 구현
일부 계층이 좋은 경관 독점하는 '경관의 사유화' 경계해야

부산관광공사 정희준 사장(가운데)이 부산 관광 발전을 위한 토크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부산관광공사 제공)

 

"쉽지 않을 것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예상보다 어렵군요."

지난해 11월 취임해 취임 100일을 앞두고 있는 정희준 부산관광공사(BTO) 사장은 인터뷰에서 "쉽지 않다"는 말을 연신 쏟아냈다.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실행해 보려는데 쉽지 않군요.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은 했지만 막상와보니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들이 많아 쉽지는 않군요."

가장 어려운 부분이 어떤 것인지 물었다.

"생각보다 예산과 권한이 적습니다.그러니까 새로은 사업을 할 수 없는 물리적인 조건에 갇혀있다고 표현 하겠습니다.예산도 예산이지만 원가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려고 해도 부산시와 협의도 해야하고..."

부산시 산하 공기업인 부산관광공사의 1년 예산은 480억원 정도로 이 가운데 인건비 등 경상비를 뺀 사업비는 200억원이 채 안된다.

"부산관광 활성을 위해서는 신공항이 특히 중요합니다. 제대로 된 공항이 있어야 부산이 제대로 된 국제도시가 됩니다."

국제적인 공항 없이는 국제적인 도시도 될 수 없다고 그는 밝혔다.

"부산은 보고 즐길 곳이 많이 있습니다.하지만 너무 산재해 있습니다. 그래서 부산의 관광 자원을 잘 엮어내는게 중요합니다. 또, 부산의 진면목을 잘 알려야 합니다.부산하면 아직도 해운대나 태종대가 다인줄 아는데 그 외에도 굉장히 좋은 곳이 많지 않습니까? "

정 사장은 부산의 명물들이 과소평가되는데 상당한 아쉬움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인지,부산관광공사는 최근 사업설명회를 토크콘서트식으로 진행했다.그 동안은 관광업계 등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시민들까지 초청해 부산관광의 저변을 넓히려는 노력을 했다.

"직원들이 토크콘서트식으로 설명회를 열자는 제안을 하길래 수용했습니다.관광업계 관계자와 시민들에게 관광공사의 사업 계획도 설명했지만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습니다".

부산 관광에서 개인적인 부분으로 화제를 돌렸다.

그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사장으로 부임했다. 학교에 휴직이 아닌 사직을 하고 왔기 때문에 각오가 남다를 것 같았다.

"솔직히 말해 부담이 없진 않습니다.부산 관광을 발전시키고 변화를 끌어내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그렇다고 다른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고 제가 할 일을 열심이 할 뿐입니다.어차피 교수직도 언젠가는 그만둬야 하지 않습니까?"

그는 체육학과 교수 출신이다.그래서 취임전부터 관광공사 사장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처음 내정됐을때 여론을 보면서 체육학과 출신이란게 이렇게 사회적인 낙인이 찍혀있었나?는 생각을 했습니다. 언론의 기사마다 체육학과 교수라 부적절하다고 해서...그럼 음대나 미대는 괜찮나요? 관광학과 교수가 오면 경영을 더 잘할까요?"

나름대로 사회 참여적 발언도 서슴지 않았고 논문도 많이 쓰며 우수 강의상도 받은 그로서는 단지 체육학과 출신이라는 것만으로 그 동안의 몯근 활동이 부정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우리사회의 출신 성분을 따지는 풍토가 매우 심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물론 그것도 제가 극복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얘길 들을때 마다 더 힘이 납니다."

사장으로서 갖고 있는 부산관광의 비전을 물었다.

"부산에 가면 재밌고(fun) 즐겁고(pleasure),부산을 떠날때는 만족스럽다(satisfaction)는 말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이를 위해 부산의 관광 콘텐츠 발굴과 홍보 마케팅을 강화할 방침이다.뉴 미디어 팀을 신설해서 지역의 젊은이들과 SNS를 통한 홍보를 강화하고 관광 관련 창업도 지원할 계획이다.

한정된 예산으로 이것저것 다 할 수 없는 만큼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 부산 관광 발전의 기본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산복도로를 살리겠습니다.부산의 산복도로 만큼 스토리가 있고 경관이 좋은 곳이 있습니까?"

그래서 적자가 불가피하지만 산복도로 관광용인 만디버스 운행을 재개할 예정이다.만디버스를 매개로 산복도로를 알리고 이를 부산 관광의 촉매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관광활성화라는게 갑자기 거대한 건축물을 만들거나 획기적인 기념물을 만드는게 아니잖아요. 무엇보다 관광 저변을 확대해 가는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기념품도 개발하고 부산 곳곳에 소규모 박물관을 만들어 부산의 문화와 역사를 알리는 등 하나하나 만들어 가겠습니다."

이와 함께 그는 사장으로서 부산관광공사를 직원들이 즐겁게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좋은 기업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부산의 관광 자원에 대한 아쉬움도 털어 놓았다.

"부산을 보면 경관의 사유화가 너무 심합니다.해변가 경관이 좋은 곳에는 어김없이 아파트가 지어져 있습니다.이러다간 산복도로에서도 아파트 때문에 바다를 볼 수 없을 겁니다.결국 몇몇 돈 있는 사람만 그 경관을 즐길 수 있게 됩니다.부산의 건설 자본들이 부산을 망쳐놨습니다."

그는 얼핏 보기만해도 '특혜'우려가 나오는 사업이 예사로 행해지고 있다며 관광자원을 개발하려는 노력도 해야겠지만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키려는 노력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바둑이나 장기에서는 직접 상대와 겨루는 사람보다는 옆에서 보는 사람에게 수가 더 잘 보인다고 한다.보고 있는 하수가 두고 있는 고수에게 '훈수'를 두기도 한다.

그래서 관광 분야의 비전문가인 정 사장이 오히려 부산 관광의 '문제점'을 더 잘 파악하고 그에 맞는 '해법'을 내놓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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