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이 만난 사람]부산학교학부모총연합회 이재웅 회장

[노컷이 만난 사람]부산학교학부모총연합회 이재웅 회장

드라마 스카이캐슬 "우리 교육 현실과 상당히 비슷"
백년대계 교육, 초 ·중 ·고와 대학이 연계돼야 교육 신뢰 생겨

 


"최근 스카이 캐슬이라는 드라마를 재밌게 보고 있다. 그런데,드라마라고 하기엔 너무 현실성이 있어 보인다. 다소 과장되고 과열된 부분이 없진 않지만,솔직히 아이가 공부 잘하고 좋은 대학 가기 바라는 것은 모든 부모의 마음 아닌가?"

부산학교학부모총연합회 이재웅 회장(53.위 사진)은 현재의 우리 교육 현실을 이렇게 빗대어 말했다.

그는 "시험지 유출과 같은 드라마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일이 현실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며 "어느 것이 드라마고 어느 것이 현실인지 분간하기 힘든 것이 오늘날 우리 교육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 마디로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것이 '한국의 교육 현실'이라는 것이다.

"부모들의 교육열이 과열됐다고 하지만 그것이 편법이나 불법이 아닌 정상적인 방법이라면 인정해야 한다고 본다.우리 교육현실에서 여건만 허락된다고 하면 솔직히 스카이 캐슬에 나오는 '코디'라도 써고 싶을 것이다."

좋은 대학 진학이 곧 성공으로 여겨지는 한국에서 좋은 대학에 보내려는 부모들의 노력을 탓하기 보다는 교육 당국이 이러한 현실을 바꾸어야 한다는 말로 들린다.

"최근 창의적 교육이 강조되고 있고 부산시교육청도 창의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그런데,문제는 대학이다.대학이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초중고에서 아무리 창의적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더라도 대학의 입학 프레임과 다르면 학생들은 별도의 입시를 준비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안감이 커진다."

이 회장은 대학이 요구하는 부분을 채우기 위해 학생과 학부모는 결국 학원(사교육)에 의지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학과 초중고 교육이 연계돼야 학부모들의 신뢰가 생기고 공교육을 따라가게 될 것이다.지금처럼 초중고 따로, 대학 따로 해서는 교육 현실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는 공교육을 강조하면서도 각 대학이 공교육으로는 따라 잡을 수 없는 유별난 전형 방침을 고수하거나 자고 나면 바뀌는 교육 정책은 수험생과 부모를 힘들게 하는 주요인이 된다며 사회의 모든 구성요소가 참여해 백년대계 교육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학교학부모총연합회 이재웅 회장 등 임원진이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사진=부산시교육청 제공)

 


이 회장은 총연합회 활동을 하면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은 "어머니의 교육에 대한 열정과 관심을 알게된 것"이라고 말했다.

"총연합회 임원 28명중 26명이 어머니다.아버지는 나를 포함해 2명 뿐이다.어머니들의 자녀 교육에 대한열정은 대단하다.여기에 아버지의 관심이 조금만 더 보태지면 아이가 더 잘 자랄 것 같다"

학부모연합회가 모여 구성된 '부산학교학부모총연합회'는 지난해에야 부산시 조례가 제정되면서 비로소 법제화됐다.

지난해 총연합회는 처음으로 학부모들이 십시일반으로 장학금을 만들어 부산시교육청에 전달하기도 했다.

"많은 금액은 아니었지만 처음이 중요한 것이고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기대합니다.계속 이어지면서 금액도 커지면 좋고요"

이 회장은 총연합회의 법제화 이후 처음으로 회장을 맡았다.

인터뷰 전 그에게 아무런 질문지도 주지 않았지만 거의 모든 교육 현안에 대해 확고한 관점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모든 부모들 처럼 아이들의 교육 환경이 더욱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총연합회 활동을 한다고 했다.

오는 4월이 임기 만료인 그에게 총연합회 활동과 관련한 개선 사항을 물었다.

"법제화가 됐다고는 하지만 현장에서 학부모연합회의 위상은 달라진 것은 없다.각급 학교 교장에 따라 다르다.어떤 교장 선생님은 연합회 활동을 장려해 주고 어떤 교장 선생님은 연합회를 성가신 존재로 부담스러워한다.하지만 이왕 법제화가 됐다면 연합회에 별도의 예산을 배정해 사업을 하도록 해야한다.그것이 학부모연합회를 실제로 인정하는 길이다.지금처럼 일일이 학교에 신청해서 활동을 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는 학교운영위원회와 달리 학부모연합회는 기본적으로 학교와 학생들에게 봉사하는 단체라며 예산의 과다가 문제가 아니라 자체적인 예산 편성이 돼야 자긍심도 생기고 봉사 활동도 키워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저를 포함해 많은 학부모들이 활동에 사비를 보태고 있다.목표는 하나다.우리 아이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교육 받고 더 훌륭한 아이로 클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다"

초등 4학년,중등1학년,고등2학년 등 3자녀를 둔 '다둥이'아빠인 이 회장은 앞으로도 학교와 학생들을 위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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