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병원 영양급식 외주화 초읽기…노사 갈등 격화

동아대병원 영양급식 외주화 초읽기…노사 갈등 격화

노조, "십수 년 조리업무 맡았던 직원을 간호사 보조업무로 배치 황당"
병원, "외주화로 인한 직원 식대비 증액은 보전할 것"

<사진=동아대병원 제공>

 

부산 동아대학교병원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던 병원 내 식사 조리를 외주 업체에 맡기기로 했다.

이에 노조가 고용 불안과 직원 식대비 상승을 이유로 즉각 반발하고 나서는 등 내부 갈등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전국공공운수노조 동아대병원분회는 지난 3일부터 철야 농성에 돌입했다.

동아대병원이 내년부터 환자식과 직원식 모두 외주화를 선언하면서 관련 급식 종사자들 50여 명의 고용이 불안해졌기 때문이다.

동아대병원과 노조에 따르면, 병원의 영양을 담당해온 이들 50여 명 중 20여 명은 정규직, 나머지는 1년 단위의 계약직이다.

병원은 우선 정규직에 대해서는 타부서 전환배치를 검토하고 있다.

20년 가까이 조리 업무를 맡았던 정규직 직원은 하루아침에 간호사 보조, 약국 보조, 의무 기록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외주화로 인해 영양급식 종사자들이 그간 쌓아온 전문성은 무시되고, 전혀 관련 없는 부서에 배치돼 일하게 되는 셈이다.

나머지 30여 명의 비정규직 직원의 내년 고용은 아예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급식 외주화로 일반 직원들의 식대비 부담이 늘어날 수 있는 위기에 처했다.

병원은 외주화에 앞서 노조 측에 기존 직원 1인당 2,500원을 지원하던 식사비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동아대병원 직원은 지금까지 식사비 원가 4000원 중 본인 부담금 1,500원을 내고 나머지 2,500원은 병원 지원으로 식사를 해왔다.

동아대병원 노조 분회장은 "직원들은 최소 점심 한 끼를 병원 급식을 이용하고, 조근 출근자의 경우 아침, 점심을 두 끼를 병원에서 해결한다"면서 "기존의 지원금 2,500원이 줄어들면 직원들의 한 달 평균 식대 부담이 5만 원에서 최대 10만 원가량 늘어나 사실상 임금 손실을 초래하는 것이고, 복지후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뒤늦게 직원들의 식대비 증액에 대한 지원금을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병원 관계자는 "외주화 이후부터 임금 항목 중 급양비 부분을 5만 원가량 증액해 직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비정규직 급식 종사자는 외주업체에 일할 수 있도록 상대 업체에 얘기하는 한편, 정규직 급식 종사자는 타부서에 전환 배치하더라도 업무 적응에 어려움이 없도록 돕겠다"면서도 "외주화를 철회할 수는 없다"라고 밝혔다.

병원은 외주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 노사 갈등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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