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돈 공포' 아파트 정밀검사서 '기준치 이하'…"받아들일 수 없다"

'라돈 공포' 아파트 정밀검사서 '기준치 이하'…"받아들일 수 없다"

부산시 발표에 '뿔'난 입주민, "전수조사 실시", "대리석 전면교체" 요구
정치권, "시공사에 대리석 교체 압박하겠다"

라돈 공포 논란이 일고 있는 부산 강서구 A아파트에서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시공사가 부산시와 전문기관이 진행한 정밀검사 결과에 따른 후속조치를 설명하고 있다.<사진=부산CBS 강민정 기자>

 

간이 측정기를 이용해 기준치가 넘는 라돈이 검출돼 논란이 되고 있는 부산 강서구의 한 아파트에 대해 부산시와 관련 전문 검증기관이 정밀측정을 벌인 결과 법적 허용치 이하의 라돈 수치가 나왔다.

하지만 해당 아파트 주민들은 이번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전수 조사'와 함께 '문제의 대리석 전면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부산시와 한국환경기술연구원은 19일 오후 2시, 강서구 A아파트 관리사무소 앞에서 입주민 1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지난 14일부터 48시간 동안 진행한 라돈측정 결과를 발표했다.

시에 따르면, 이번 정밀측정 결과 A아파트 라돈 수치는 실내 공기질관리법 권고 기준치인 200Bq/㎥의 1/6 수준으로 검출됐다.

시는 앞서 지난 14일 A아파트 2세대의 화장실과 거실에 환경부 승인을 받은 'FRD400'와 'RAD7' 장비 두 대를 각각 설치해 라돈 수치값을 측정했다.

이번 조사에서 거실의 라돈 평균 검출량은 2종류의 장비에서 각각 36.6㏃/㎥, 30.9㏃/㎥이 나왔다.

화장실의 라돈 평균 검출량은 각각 34.2.㏃/㎥와 29.7㏃/㎥으로 나타났다.

측정방법은 거실과 화장실 바닥에서 1∼1.5m, 벽에서 0.3m 떨어진 곳의 공기 질 가운데 라돈을 측정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 담당자는 "침대와 베개가 같이 장시간 호흡기와 밀착되는 제품이 아닌 경우 생활 물품에 대한 라돈 측정은 공기 질 중의 라돈을 측정해야 한다"면서 "앞서 입주민 개인이 간이 라돈측정기로 대리석에 밀착해 조사한 방식은 잘못된 방식이어서 수치가 기준치의 5배 이상으로 높게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A아파트 주민은 직접 구매한 라돈 간이측정기로 자신의 집 화장실 선반에서 라돈을 측정한 결과 5배에 달하는 1천Bq/㎥의 라돈이 검출됐고, 새벽 시간에는 1천600Bq/㎥까지 측정값이 올라갔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밀검사 결과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부산시와 한국환경기술연구원의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입주민 B씨는 "우리 아파트가 5천 세대에 달하는데 고작 두 세대만 진행한 정밀 검사를 믿을 수 있겠냐"며 "전수조사를 하든가, 적어도 전체의 1%인 50세대에 대한 정밀검사라도 진행해야 주민들이 덜 불안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입주민 C씨는 "부산시는 라돈 검출량이 법적 기준치 이하로 나왔다고는 하지만 '0'은 아니다"라면서 "라돈이 검출된 만큼 시공사는 문제의 대리석을 전체 교체해라"고 반발했다.

부산시와 한국환경기술연구원의 이번 정밀 측정방식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입주민도 있었다.

입주민 D씨는 "화장실에서 문을 닫고 아이들이 샤워하는데, 이번 검사는 화장실 문을 열어놓고 공기 중 라돈을 측정한 것이라 현실과 맞지 않는다"면서 "측정방식을 실생활에 맞게 바꿔 다시 진행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정밀조사를 진행한 한국환경기술연구원도 난감한 상황이다.

한국환경기술연구원에 따르면, 공기질관리법 상 거실에서의 라돈 수치(200Bq/㎥) 기준 만 있고 화장실 문을 닫았을 때의 세부적인 기준은 없다.

이번 정밀검사에서 검출된 화장실 라돈 수치가 낮은 건지 높은 건지 비교할 수 있는 기준 자체가 없을뿐더러, A아파트의 화장실 문을 밀폐한 상태에서 진행한 정밀검사 결과 값은 아예 없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문제의 대리석이 설치된 화장실 선반과 현관 출입구 시설물을 전면 교체해 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에 대해 A아파트 시공사는 "빠른 시일 내에 아파트 입주민 대표들과 만나는 자리를 만들어 논란의 대리석 교체 부분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주민들과 라돈 간이측정조사를 함께 진행한 강서구의회 이현식 구의원도 "편히 쉴 수 있어야 할 주거공간이 A아파트 입주민들에게는 공포의 공간이 됐다"면서 "주민들이 문제의 대리석 전면 교체를 요구하고 있고, 해당 대리석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시공사에서 큰 비용이 들지 않을 것으로 본다. 더불어민주당 북·강서 지역위원회는 시공사에 전면 교체를 압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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